사회 사회일반

[단독] 부정선거 의혹 해소책은 '신중', 투표지 인쇄량 축소는 '타당'…선관위 자문단 논의 보니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전투표율 높아져 인쇄량 축소 타당" 의견 다수
투표지 출력내역 공개·예비장비 봉인엔 "신중 검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본격 수사 착수를 앞둔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합수본이 본격 수사에 나서며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고위급 선관위 관계자에 대한 줄소환이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본격 수사 착수를 앞둔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합수본이 본격 수사에 나서며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고위급 선관위 관계자에 대한 줄소환이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꾸린 절차사무자문단이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위한 검증 장치 도입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도, 투표용지 인쇄매수 축소에는 대체로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문단은 일부 검증 방안이 오히려 새로운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데다가 업무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봤다. 반면 사전투표율 증가를 이유로 투표용지 인쇄 비율 축소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선거 투명성 강화보다는 행정 효율성과 운영 부담을 우선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파이낸셜뉴스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지난해 절차사무자문단 의견수렴 결과에 따르면 자문단은 선거일 투표용지 인쇄매수 산정 비율 축소 방안에 대해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는 추세이므로 투표용지 인쇄매수 산정 비율을 축소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의견을 다수 제시했다. 인쇄비율을 축소하더라도 위원회 의결을 통해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자문단 논의 이후 지난 1월 발간된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 개정안에는 투표용지 인쇄매수 산정 비율 축소 내용이 반영됐다.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위한 검증 장치 도입 방안에 대해서는 현행 체계를 유지하려는 기류가 강했다. 자문단은 사전투표 관련 개선안으로 제시된 투표용지 출력 내역 공개와 투표용지 발급기 예비장비 봉인에 대해 "외부의 문제제기가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개선안을 제시할 경우 오히려 추가적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도입 여부를 유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자문단은 "어떠한 조치로도 부정선거 단체를 설득할 수 없다면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고 적시했다. 검증 장치를 확대하기보다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문건 곳곳에서는 절차 강화에 따른 업무부담 우려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자문단은 본인확인 절차 강화와 관련해 명부담당사무원의 구두 확인 강화에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별도 본인확인증 도입에 대해서는 절차가 복잡해져 사고 발생 개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표함 관리 방안과 관련해선 단계별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하지만 투표소 설치 이후 투표관리관을 통해 점검·보고하는 안에 대해선 현장에 추가적인 업무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점자형 선거공보 미발송 신청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도 구·시·군위원회의 업무부담 증가 우려가 제기됐다. 선거관리 인력 역량 강화를 위한 투표사무원 집합교육에 대해서도 현실적 여건과 운영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자문단 논의 전반에서는 검증 절차 강화에 따른 투명성 제고 효과보다 현장 업무부담과 운영상 혼선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선관위는 2022년 12월 한국행정연구원 정책연구용역과 지난해 8~9월 절차사무개선 태스크포스(TF) 연구 결과 등을 반영해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비율 하한을 기존 60%에서 50%로 낮췄다. TF는 지난해 8월 인쇄매수 축소안을 작성한 뒤 9월 절차사무자문단 의견수렴과 개선안 최종 제출을 거쳤다. 이후 시·도 및 구·시·군위원회 의견수렴과 선거관리과 검토를 거쳐 지난해 12월 10일 제9회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이 사무총장 전결로 결재됐다.

그러나 지난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송파·강남 등 동남권 여러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전국적으로 총 91곳에 달한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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