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강화하면 일만 늘어" 문서 곳곳에 드러난 선관위 태만
지난해 출범한 절차사무자문단
부정선거 의혹 해소 위한 검증
외부 지적 없으면 '입꾹' 기류
투표용지 발급내역·봉인 관련
"추가적인 현장 업무부담 작용"
개선 노력보다 현행유지 급급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꾸린 절차사무자문단이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위한 검증 장치 도입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도, 투표용지 인쇄매수 축소에는 대체로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문단은 일부 검증 방안이 오히려 새로운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데다가 업무부담을 키울 것이라고 봤다. 반면 사전투표율 증가를 이유로 투표용지 인쇄 비율 축소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선거 투명성 강화보다는 행정 효율성과 운영 부담을 우선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파이낸셜뉴스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지난해 절차사무자문단 의견수렴 결과에 따르면 자문단은 선거일 투표용지 인쇄매수 산정 비율 축소 방안에 대해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는 추세이므로 투표용지 인쇄매수 산정 비율을 축소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의견을 다수 제시했다. 인쇄비율을 축소하더라도 위원회 의결을 통해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자문단 논의 이후 지난 1월 발간된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 개정안에는 투표용지 인쇄매수 산정 비율 축소 내용이 반영됐다.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위한 검증 장치 도입 방안에 대해서는 현행 체계를 유지하려는 기류가 강했다. 자문단은 사전투표 관련 개선안으로 제시된 투표용지 출력 내역 공개와 투표용지 발급기 예비장비 봉인에 대해 "외부의 문제제기가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개선안을 제시할 경우 오히려 추가적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도입 여부를 유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자문단은 "어떠한 조치로도 부정선거 단체를 설득할 수 없다면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고 적시했다. 검증 장치를 확대하기보다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둔 셈이다.
문건 곳곳에서는 절차 강화에 따른 업무부담 우려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자문단은 본인확인 절차 강화와 관련해 명부담당사무원의 구두 확인 강화에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별도 본인확인증 도입에 대해서는 절차가 복잡해져 사고 발생 개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표함 관리 방안과 관련해선 단계별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하지만 투표소 설치 이후 투표관리관을 통해 점검·보고하는 안에 대해선 현장에 추가적인 업무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개표 과정에서 투표지 수량 불일치와 개표사무원 이탈, 타 지역 투표지 발견 등 각종 이상 사례가 잇따랐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선거 당일 드러난 관리 부실 논란이 개표 단계에서도 이어졌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록의 '개표진행 중 특기사항'에 따르면 개표 과정에서 교부 매수와 투표자 수 차이가 발생해 잔여 투표용지를 다시 확인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개표록에는 지난 4일 오후 9시30분께 문정2동 제2투표소의 교부 매수와 투표자 수 차이가 크게 발생해 잔여 투표용지 확인을 위해 봉투를 개봉한 뒤 위원장 도장으로 재봉인했다고 기록돼 있다. 같은 날 오후 10시에는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도 같은 이유로 잔여 투표용지 봉투를 개봉해 확인한 후 재봉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개표 과정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투표지와 봉투가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문정1동 관내사전투표함에서는 관외사전투표지가 발견돼 별도 봉투에 넣어 기권 처리됐다.
마천2동 관외사전투표함에서는 타 지역 투표지(비례대표 충남도의원) 봉투 1매가 발견돼 기권 처리됐다. 지난 4일 오전 4시께부터는 일부 개표사무원들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개표사무 조기 종료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개표가 지연됐다는 기록도 있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