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홈플러스 DIP대출' 1000억원 의결에도..IB업계 시큰둥한 까닭은 [fn마켓워치]
MBK 연대보증·추가 1000억 조달 선행 조건 요구, 업계 "사실상 2000억 지원 거부"
"충족 어려운 전제조건 내세워 실질적 지원 효과 없어"…홈플러스 파산 직면
협력업체·임직원 피해 우려 속 금융권 책임론 확산 '일파만파'
[파이낸셜뉴스]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이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에 대해 1000억 원 규모의 DIP 금융 지원을 의결했지만, 자본시장에서는 실제 집행 가능성이 낮은 조건이 붙어 사실상 추가 지원을 막아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1000억 원 규모 DIP 대출 자금을 그룹 내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자금 집행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MBK파트너스 법인과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 제공, 그리고 MBK 측이 별도로 1000억 원을 조달해 홈플러스에 추가 지원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선 사실상 이같은 조건이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투자한 자금을 운용하는 GP로, 실제 투자자 역할을 수행한 국내외 기관투자가(LP)들은 이미 투자금 약 2조5000억 원을 사실상 손실 처리한 상태다. 그럼에도 MBK 측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22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직·간접적으로 확보해 홈플러스 운영을 지원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동원한 운용사에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동시에 추가로 1000억 원을 더 조달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인게 맞다"라며 "형식상 지원 결정은 이뤄졌지만 실질적인 자금 공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특히 메리츠가 부족 자금 조달 방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신탁재산 후순위 담보권 설정' 역시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홈플러스 부동산에는 기존 채권자들의 권리가 설정돼 있으며,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 후순위 담보권 설정에 대해 기존 대주단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메리츠가 지원 의사는 표명하면서도 실제 집행은 어려운 구조를 설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 구조조정 전문가는 "결과적으로 조건 충족이 무산될 경우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명분은 확보하면서도 자금 집행 책임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 구조로 비칠 소지가 있다"며 "회생 과정에서 필요한 유동성 공급보다 위험 회피에 무게가 실린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도 이같은 메리츠의 결정으로 홈플러스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원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7월 3일로 불과 2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매장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자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회생절차 중단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파산하게 된다면, 협력업체와 임직원,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