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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흔적 하나는 남기고 가자" 아내와 약속 지킨 60대, 4명 살리고 떠났다 [따뜻했슈]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가족에게 더없이 따뜻했던 60대 남성이 생애 마지막 순간,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귀가하다 추락사고... 뇌사 판정에 '장기기증' 결정

1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4월 6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신봉석씨(65)가 간과 폐,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같은 달 3일 일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한 끝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인의 아내 권모씨는 "형편이 어려워 기부는 제대로 못 하고 살았지만, '여건이 되면 장기 기증만큼은 하고 가자', '이 세상에 산 흔적 하나는 남기고 가자'는 이야기를 남편과 자주 했다"며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전북 임실 출신인 고인은 젊은 시절 건설회사에 다니다 외환위기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이후 30년간 학원 차량과 통근 버스를 몰며 운수업에 종사했다. 유족은 한 번도 회사에 결근한 적이 없을 만큼 책임감이 강하고, 일과 가정밖에 모르는 성실한 남편으로 그를 기억했다.

특히 30년 넘게 살면서도 큰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아내가 실수해도 화내는 법 없이 웃어넘기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처가 식구들에게도 더없이 따뜻한 사위였으며, 편찮으셨던 장인과 장모를 6∼7년간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주말마다 찾아가 살필 정도로 가족을 아끼는 사람이었다.

"은퇴후 여행 다니자고 했는데" 평생 사진 한 장 없이 떠난 남편

이들 부부는 평생 사진 한 장, 추억 하나 변변히 남길 틈 없이 바쁘게 살아오느라, 은퇴 후에 함께 여행 다니며 남은 생을 보내자는 꿈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아내 권씨는 "준비 없이 이렇게 갈 줄 몰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며 "좀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우리 신랑 만나서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작별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남편의 장기를 기증받은 이들에게는 "남편의 몫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실하게 살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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