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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 후원, 한 나라의 교육 변화로"…초록우산, 세계 교육협력 무대에 서다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백순집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 본부장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초록우산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초록우산 제공
백순집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 본부장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초록우산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초록우산 제공
"한 아이 후원, 한 나라의 교육 변화로"…초록우산, 세계 교육협력 무대에 서다

[파이낸셜뉴스] "한 아이 후원이 한 나라의 교육 변화로 이어집니다."

백순집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 본부장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초록우산 본사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록우산이 국내아동을 가장 잘 지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아동복지 전문기관을 넘어, 글로벌 교육 협력의 공식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쟁 고아 지원에서 출발한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은 올해 아시아 비영리단체(NPO) 최초로 글로벌 교육 파트너십(GPE)의 'GA'(공식 실행 파트너· Grant Agent) 자격을 획득했다. GPE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시민사회가 함께 아동의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협력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교육 협력기금이다.

특히 초록우산이 획득한 GA는 단순히 기금을 전달하는 창구가 아니다. 파트너 국가의 교육사업 기획과 재원 관리, 실행 지원, 성과관리까지 책임지는 공식 실행 파트너다.

초록우산은 이번 자격 획득을 계기로 개별 학교나 지역 단위 지원을 넘어서서 국가 차원의 교육 정책과 교육 시스템 개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GPE GA 자격 획득의 의미와 향후 글로벌 교육 협력 방향 등을 백 본부장에게 들어봤다.

―국제사업본부장을 맡기까지 걸어온 길을 소개한다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16년을 일해왔다. 아프리카 말라위와 르완다에서 직접 현장 사업을 운영하고, 이후 한국과 태국에서 프로그램 개발과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을 담당하면서 현장과 본부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국제개발사업이 지역사회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그 과정의 어려움과 가능성 모두를 몸으로 익혀 온 셈이다.

현재는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장으로서 국제사업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십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초록우산이 글로벌 교육협력의 공식 파트너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만들어가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에는 GPE GA 자격 획득을 준비하며 국제사업본부 내에 전담조직인 GPE센터도 신설했다. GPE센터는 GPE 사업만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사업 기획과 운영은 물론 재원 조성과 글로벌 파트너십까지 통합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아시아 NPO 가운데 GPE 사업을 위해 별도 전담조직을 구축한 사례는 매우 드문 만큼, 초록우산도 글로벌 교육협력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초록우산이 아시아 NPO 최초로 GPE GA 자격을 획득했는데, 이번 성과는 초록우산과 한국 NPO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나.
▲초록우산이 국내 아동을 가장 잘 지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아동복지전문기관을 넘어서 글로벌 교육협력의 공식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GPE는 각국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교육 협력 플랫폼이다. 그 안에서 GA 자격을 얻었다는 것은 초록우산이 국제 기준에 맞는 사업 수행 역량과 재원 관리 체계, 아동 중심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특히 아시아 NPO 가운데 처음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교육의 힘으로 세계 굴지의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시민사회가 국제개발협력의 주변 참여자가 아니라, 글로벌 교육 의제를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성장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이번 성과는 단순히 초록우산 한 기관의 성과를 넘어 한국 시민사회의 성장과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GA 자격 획득 역시 한국 NPO가 글로벌 교육협력의 공식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GA라는 개념은 대중에게 다소 낯선 용어인데, 이번 자격으로 초록우산이 어떤 걸 할 수 있나.
▲초록우산은 앞으로 GPE 지원금이 각국의 교육정책과 우선순위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파트너 국가의 교육사업 기획, 재원 관리, 실행 지원, 성과 관리 등을 수행한다.

GA는 단순히 자금을 전달하는 창구가 아니다. 교육 지원이 필요한 국가의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어떤 교육 문제가 가장 시급한지 함께 분석하고 그에 맞는 사업을 설계하며, 지원금이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쓰이도록 책임지는 역할이다.

초록우산은 이제 개별 학교 지원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국가 차원의 교육정책과 시스템 개선에 참여하는 GPE 공식 실행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다. 한 교실을 바꾸는 것에서, 한 나라의 교육 환경을 바꾸는 일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초록우산이 국제 협력 체계 안에서 공식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는 점은 기존 국제사업과 어떤 차이가 있나.
▲초록우산이 현장의 변화를 넘어 지속가능한 교육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는 초록우산 국제사업의 질적 도약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국제사업은 현장의 필요를 직접 발굴, 기획해 아동과 지역사회의 교육 환경 개선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GPE 체계 안에서는 그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기구, 시민사회, 공여기관이 함께 파트너 국가의 교육 시스템을 강화하고, 변화를 지원하는 보다 넓은 협력 구조 안에서 역할을 맡게 된다.

일반적으로 NPO들의 국제사업이 특정 지역, 학교 단위에 사업이 중심이라면, GPE 체계에서는 국가 교육정책과 교육시스템 전반을 대상으로 협력하게 된다. 초록우산이 현장의 교육환경 개선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교육개혁과 시스템 변화에 참여하게 됐다는 점에서 사업 규모와 영향력이 한 단계 확장됐다.

―초록우산은 어떤 시스템과 경험으로 이번 GA 자격을 인정받았다고 보나.
▲초록우산은 1948년 설립 이래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아동 지원사업을 수행하며, 사업 기획부터 재정 관리, 모니터링 및 평가, 아동보호, 현지 파트너십 운영까지 국제개발사업 전반의 역량을 축적해왔다.

GPE GA 자격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초록우산은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시스템, 사업 성과를 측정하고 보고하는 역량,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체계, 그리고 교육 분야에 대한 실질적 전문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초록우산이 아동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는 아동권리 기반 접근을 모든 사업에 적용해왔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국제 교육기금을 다루는 일은 선의만으로 할 수 없다. GPE가 이번 확인하고자 한 것은 결국 '좋은 사업을 하는 기관인가'가 아닌, '국제사회의 재원을 맡길 수 있는 기관인가'였다고 생각한다. 초록우산은 GPE GA 자격을 준비하는 지난 1년여 동안 그 신뢰를 하나씩 입증하는 과정에 집중했다.

―세계 여러 국제 NPO와 개발협력 기관이 있는데, GPE가 아시아 NPO 가운데 처음 초록우산을 GA로 인정한 이유가 있는가.
▲첫째, 초록우산이 지닌 아동 중심 교육 전문성과 현장 실행 역량이다. 초록우산은 오랜 기간 '교육'의 개념을 단순히 학교에 보내는 문제로 보지 않고, 아동의 권리와 보호, 건강, 지역사회 환경까지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관점으로 사업을 수행해왔다. GPE가 중시하는 포용적·아동권리 기반 접근과 초록우산의 사업 방식이 맞닿아 있었다고 생각한다.

둘째, 한국 시민사회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다.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주요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경험, 그리고 정부·기업·시민사회를 아우르는 초록우산의 파트너십 역량이 함께 평가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정은 초록우산만의 성과이기 이전에, 한국 시민사회 전체의 역량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기도 하다.

―초록우산이 78년 동안 쌓아온 아동복지 경험이 이번 국제 교육협력 무대에서는 어떤 강점으로 인정받았다고 보나.
▲초록우산은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에서 출발해 모든 아동의 행복을 지향하며 대한민국 아동복지의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어왔다. 그 78년의 경험이 이번 무대에서 가장 큰 강점이 됐다.

교육은 학교를 짓거나 교재를 나눠주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이가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는지, 가정이 교육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 장애 아동이나 빈곤가정 아동이 교육에서 배제되지 않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초록우산은 바로 이 지점을 수십 년간 현장에서 다뤄온 기관이다.

결국 교육의 최종 목적은 학교나 제도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아동의 삶 전체를 보는 관점, 그것이 78년의 아동복지 경험이 국제 교육협력 무대에서 강점으로 작동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GA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사업 수행 능력뿐 아닌, 재원 관리, 투명성, 현지 협력 경험도 중요했을 것 같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증명해야 했던 역량은.
▲가장 중점적으로 증명했던 역량은 '초록우산의 신뢰성'과 '전문적인 운영 체계'였다. 초록우산은 지난 1년여 동안 재정 관리와 내부 통제 시스템, 모니터링 및 평가 체계, 파트너 관리 역량, 아동보호 정책 등을 국제 기준에 맞게 정비하고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 국제 교육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전담조직을 구축하는 등 국제사업 전문성도 지속적, 체계적으로 강화해왔다.

GPE 기금은 다양한 공여기관과 정부, 시민사회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재정이 목적에 맞게 투명하게 사용되는지, 의사결정과 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위험 관리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는지, 아동보호 원칙이 현장에서 실제로 지켜지는지를 평가한다. 교육 분야 전문인력 보유 여부도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였다.

초록우산이 이번 GA 자격을 획득한 것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전문성과 장기적으로 국제기금을 책임감을 갖고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관임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자격 획득으로 초록우산의 국제사업은 '한 아이를 돕는 후원'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환경 자체를 바꾸는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나.
▲초록우산의 출발점은 언제나 한 아동의 삶이다. 그 원칙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 다만,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한 아동을 돕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교사가 부족하거나 교육시설이 열악하거나, 장애나 성별·빈곤으로 교육 기회 자체에서 배제되는 아이들이 있다. 한 아이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려면 그 아동을 둘러싼 교육 환경과 시스템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

GPE GA 자격은 바로 그 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이다. 교사 역량 강화, 기초학습 지원, 장애아동 등의 교육 접근성 확대, 디지털 학습 환경 구축 같은 사업을 국가 수준의 교육개발 전략과 연결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한 아이를 위한 지원이 더 많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방향으로 확장되는 것, 저는 그것이 초록우산이 GPE GA로서 만들어 갈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각 국가마다 교육 환경과 아동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 초록우산은 국가별 교육 수요를 어떻게 파악하고, 어떤 기준으로 사업 방향을 정하나.
▲초록우산이 GPE GA 자격을 획득했다는 것은 국제사업의 방식이 한 단계 확장된다는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개별 학교, 지역, 아동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 단위 지원이 많았다면, 앞으로는 파트너국가의 교육부, 국제기구, 시민사회와 함께 국가 교육정책과 교육시스템 개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현재 초록우산은 베트남과 필리핀을 중심으로 국가별 교육 수요와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두 국가는 모두 경제·사회적 변화가 빠르고 교육 수요도 매우 크지만, 국가별 해결해야 할 교육 문제는 조금씩 다르다.

베트남은 전반적인 교육 성취가 높은 편이지만, 지역·소득 수준·사회적 취약계층 간 교육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최빈곤층의 고등학교 교육 이수율은 31% 수준으로, 소득 최상위층이 92%인 것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입니다. 또 최근 12개월 내 공식·비공식 교육 및 훈련에 참여한 15~24세 청소년·청년 비율은 53.9%에 그쳤으며, 직업교육에 등록한 15~24세 청소년 비율도 11.2% 수준으로 나타났다. 농촌·산간지역과 소수민족 청소년의 진로·직업역량 개발 기회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확인된다.

필리핀은 기초학습 위기가 특히 시급하다. 인구 약 1억1000만명 중 10~24세 청소년·청년층이 전체의 28%를 차지하고 있어 교육에 대한 국가적 수요가 높다. 그러나 실제로는 10세 아동의 학습빈곤율은 91% 수준으로 기초 읽기와 수리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며, 3~4세 영유아의 공립 등록률도 19% 수준에 그쳐 어린 시절부터 학습 격차가 발생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또한, 아동이 수업을 받을 교실 등 교육 인프라 확충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태풍, 홍수, 지진 등 반복적인 재난으로 인한 수업 중단과 학습 결손도 중요한 교육 문제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초록우산은 '기초학습'과 '디지털학습 전환', '청소년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두 국가와 협력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기초학습 영역에서는 문해력·수리력 향상을 위한 콘텐츠, 보충학습, 맞춤형 교재 개발, 교사연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 디지털학습 전환 영역에서는 농촌·산간지역과 도서지역 학교의 디지털 기기, 인터넷, 스마트교실 구축과 함께 AI 기반 맞춤형 학습,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i Mathematics)·코딩·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청소년 역량강화 영역에서는 진로탐색, 직업준비, 멘토링, 기업 연계 직무교육·인턴십, 금융교육과 기업가정신 교육을 지원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초록우산은 GA로서 이러한 사업을 독자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 교육부의 정책 방향, GPE의 지원체계, 현장의 교육 수요를 함께 고려해 협력 방안을 만들어간다. GA 자격 획득을 계기로 초록우산은 개별 아동 지원을 넘어, 더 많은 아동과 청소년이 지속적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국가 교육시스템 개선에 기여하고자 한다.

국제개발협력에서 중요한 것은 외부 기관이 해답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가 스스로 정한 우선순위를 존중하면서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초록우산은 그 원칙을 현장에서 가장 먼저 지키고자 한다.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할 부분은 결국 '현지 아이들에게 무엇이 달라지느냐'일 것 같다. 이번 자격 획득이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교육 환경에는 어떤 변화로 이어지나.
▲아동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더 안전하고, 더 포용적이며, 실질적으로 잘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초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이 더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학교에 다니기 어려운 취약계층 아동들이 교육 기회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교사들은 더 효과적인 교수법과 교육 자료를 활용하게 되고, 학교는 아동이 안전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저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지원한 아동의 숫자가 아니다. 교육시스템이 개선되면 특정 사업에 참여한 아이들뿐 아니라, 더 많은 아이들이 더 오랜 기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얼마나 성장하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게 되었는지가 진짜 변화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기초문해, 교사 역량, 디지털 교육, 취약계층 아동 지원 등에서 구체적인 우선 순위는.
▲초록우산은 모든 아동·청소년이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첫 번째는 기초학습 역량 강화다. 읽기·쓰기·셈하기는 모든 학습의 출발점이다. 학교에 다니고 있더라도 이 기본 역량이 갖춰지지 않으면 이후의 학습과 사회 참여 전체가 흔들린다.

두 번째는 디지털 교육이다. 기기 보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AI 기반 디지털 학습환경 구축과 교사의 디지털 교수역량 강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세 번째는 청소년의 미래역량 강화다.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 협업 능력 같은 역량과 함께 진로 탐색, 직업 준비,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해 교육에서 일자리와 사회로 이어지는 전환 전체를 지원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제를 관통하는 원칙이 포용성이다. 장애아동, 빈곤가정 아동, 이주배경아동 등 교육에서 배제되기 쉬운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 그것이 초록우산 교육사업의 핵심 기준이다.

―GPE에는 매칭 펀드 구조가 있어 민간 기부나 기업 후원이 더 큰 규모의 교육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이 10억원을 기부하면 어떤 방식으로 더 큰 교육사업이 될 수 있나.
▲GPE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민간의 기부가 더 큰 교육 투자로 이어지는 협력 구조다. 국내 기업이 10억원을 기부하면, GPE의 1:1 Co-financing 구조를 통해 동일한 규모인 10억원이 추가로 매칭될 수 있다. 기업이 기부한 10억원이 총 20억원 규모의 교육사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같은 사회공헌 예산으로 두배의 규모, 두배의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GPE 참여의 가장 큰 의미다.

이렇게 조성된 재원은 기초학습 향상, AI 및 디지털 교육 확대, 직업기술교육훈련 강화 등 국가 교육정책과 연계된 사업에 직접 활용된다. 기업의 기부가 단순한 후원을 넘어 한 나라의 교육 시스템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일례로 구글(Google)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유네스코(UNESCO)와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진행한 사업을 들 수 있다. 두 기업은 분쟁 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원격 학습과 디지털 교육을 지원했고, 교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및 심리사회적 지원도 제공했다. 이를 위해 기부금과 함께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IT 기기 등으로 구성된 기부 물품을 합쳐 약 2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여기에 GPE 매칭으로 약 2500만 달러가 더해져 5100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교육을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사업은 단순 기부를 넘어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제품, 플랫폼까지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과 성장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초록우산은 이러한 기업들의 ESG·CSR 활동이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국가 단위 교육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교육정책과 시스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GPE와 국내 기업을 연결하는 것이 저희에게 부여된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국내 기업이나 재단 입장에서는 사회공헌 효과와 국제개발협력 성과를 함께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초록우산은 이 과정에서 어떤 플랫폼이자 연결자 역할을 하게 되나.
▲초록우산은 기업의 선한 의지가 실제 교육 변화로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가교가 되고자 한다.

많은 기업들은 교육, 디지털, 아동, 미래세대, 포용성 같은 가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관심을 국제 교육협력 안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체화하고, 어느 국가와 어떠한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

초록우산은 기업의 사회공헌 방향과 GPE 사업에 참여할 파트너 국가의 교육 수요를 연결한다. 국제 기준에 맞는 사업 설계와 실행, 성과 관리, 투명한 보고도 지원한다.

즉, 초록우산과 함께 교육사업을 수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GPE 1대 1 매칭 구조로 기부한 재원이 두 배로 확대되고, 그 성과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기업은 공신력 있는 기관과 글로벌 교육사업을 투명하게 펼치고, 초록우산은 이를 통해 전 세계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 받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번 GA 자격 획득 이후 3년에서 5년 안에 초록우산 국제사업본부가 만들고 싶은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3~5년 안에 초록우산이 글로벌 교육협력의 공식주체로서 한국의 기업, 재단, 정부 공적개발원조(ODA), 그리고 국제 교육기금을 연결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주요 사업국에서 아이들의 학습 성과를 실제로 높이고 교육 환경과 시스템을 변화시켜 나가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현재 교육사업 협력을 준비 중인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실질적인 변화도 만들어내겠다. 베트남에서는 아동 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필리핀에서는 기초학습을 보다 강화하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펼쳐질 교육사업의 중심에 초록우산이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재단의 전문성과 성과를 지속 관리, 축적해 향후 사업 규모도 보다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함께 하고 싶은 국내 후원자와 기업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국제개발협력은 아동 한명, 하나의 학교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교육환경 자체를 바꾸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으며, 초록우산은 그 변화의 선두에 서있다. 다만, 이와 같은 거대한 변화는 특정 기관의 힘만으로는 이뤄내기 어렵다. 아동 한명의 미래를 넘어 한 국가의 교육을 변화 시키는 일에 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내주시고 동참해주시기를 바란다.

―앞으로의 목표는.
▲우리나라가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성장한 저력은 '교육'에 있다. 초록우산이 대한민국의 민간 NPO로서 아시아 최초로 GPE GA 자격을 획득한 것이 상당한 무게감을 갖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에 초록우산은 책임감을 갖고 한국 사회 저력에 기반해 재단이 펼쳐나갈 교육사업이 새로운 국제적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베트남, 필리핀을 시작으로 GPE를 통한 초록우산의 교육사업에 참여한 아동들이 꿈을 키우며 성장한 뒤 직접 우리나라에 와서 유학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 또 다른 인재를 키워내는 선순환적인 교육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초록우산의 목표는 분명하다. 더 많은 아이들이 우산 안에서, 행복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초록우산은 GPE를 통한 교육 사업을 중심으로 빈곤, 위생, 식수, 영양까지 지역 내 아동들이 현실의 벽 앞에 굴하지 않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아동 삶 전반에 걸쳐 지원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그 과정에 우리나라 국민과 기업들이 GPE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과 응원도 보내주시길 기대한다.

한 아이를 돕는 마음이 더 많은 아이들의 배움으로, 그리고 한 국가의 교육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 초록우산이 단단한 나눔의 연결고리가 되겠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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