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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청년 더 모여야" 잠실 개표소 시위 2주째…체육단체 출입 놓고 이견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초반 대비 중장년·노년층 비중 커져
공원 유동인구 30% 넘던 20대, 14%대로 감소
펜싱대표팀 장비 반출 차질…업무방해 수사 착수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3 출입구 앞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잠실 개표소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3 출입구 앞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잠실 개표소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시작된 '잠실 개표소 시위'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초반 시위를 주도했던 청년 참여가 줄어든 데 대한 우려가 나오는 한편, 체육단체 관계자들의 내부 진입 허용 여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오전 10시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3 출입구 앞에는 시위 참가자 100여명이 태극기나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당일투표 수개표" 등 구호를 외치고 애국가를 제창했다.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이나 '윤 어게인' 문구가 적힌 태극기를 든 참가자뿐 아니라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현장을 찾은 부모도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모자와 양산으로 따가운 햇볕을 가리거나 손 선풍기를 얼굴 가까이 대며 더위를 식혔다. 현장 곳곳에서는 물과 아이스크림, 김밥 등 먹거리를 나눠주고 보조배터리와 물티슈, 선크림 등 생필품을 건네는 자원봉사자들도 보였다. 다른 출입구에서는 찬송가를 부르며 기도하는 모임이 형성되기도 했다.

오후 들어 시위 참가자가 잇따라 모여들면서 1-3 출입구 앞 구호 소리가 한층 커졌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청년층보다 중장년층과 노년층 참가자 비중이 더 큰 모습이었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께 올림픽공원 일대 유동인구 가운데 60대 이상 비중은 26.5%로 가장 높았다. 반면 20대는 14.5%로, 지난 6일 오후 30%대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안팎 수준으로 감소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시위 초반에 비해 청년층 참여가 줄어든 분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최모씨(47)는 "시간이 지날수록 청년이 부족해 보여 큰일"이라며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청년 세대의 몫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나라를 살린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더 많이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김모씨(62)도 "처음엔 젊은 사람들이 앞장서는 모습이 보여 희망이 넘쳤는데, 지금은 청년이 많이 없어 아쉽다"며 "자유민주주의 붕괴라는 초유의 사태는 청년의 미래와 직결된 일이니 다시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만 청년층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직장인은 평일 낮 시간대에 현장을 찾기 어려운 데다 대학가 시험기간까지 겹친 만큼 일시적으로 청년 참가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취지다. 30대 변모씨는 "청년들이 관심을 끊었다기보다는 당장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본다. 주말이 되면 다시 많이 모일 것"이라고 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 ‘잠실 개표소 시위’가 열린 지난 16일 한 시민이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의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막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 ‘잠실 개표소 시위’가 열린 지난 16일 한 시민이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의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막고 있다. 뉴스1

체육단체 출입 문제를 두고는 온건론과 강경론이 맞섰다. 일부 참가자는 "체육단체의 공적인 업무 수행까지 막는 것은 지나치다"며 제한적 출입은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다른 참가자들은 "현장이 온전히 보전돼야 한다. 경찰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구도 들여보낼 수 없다"며 봉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시위 장기화로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의 업무 차질이 지속되고 있다. 이곳에는 펜싱·핸드볼·당구·산악 등 9개 체육단체 사무실이 입주해 있으며, 오상욱 등 펜싱 국가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출국하기 전 개인 장비를 챙기지 못해 다른 선수 장비를 급히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체육단체들은 회계자료와 법인인감, OTP, 훈련 장비 등 필수 물품 반출에도 어려움을 겪는 상태다.

여야 정치권이 잇따라 현장을 찾았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6일 체육단체별로 2명씩 경기장에 들어가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가져오고, 국민의힘 의원과 방송사 영상기자가 동행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허리에 성조기를 두른 여성 1명이 문을 가로막으면서 체육단체의 경기장 진입은 끝내 무산됐다. 임오경·전용기·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전날 오전 현장에 도착했으나 시위 참가자 반발에 발길을 돌렸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해당 여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또 지난 6일 벌어진 현장 경찰관을 향한 모욕 행위도 수사 중이며, 전날 밤 시위 현장에서 흉기를 휘두르다 제압된 30대 남성은 특수협박 혐의로 입건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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