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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전 ‘수막구균’ 예방접종 꼭!… "전 세계 감염 증가세" [Weekend 헬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침·재채기로 전파 시작은 감기증상 비슷
수시간 만에 뇌수막염·패혈증 등으로 악화
사망률 50%에 난청·사지절단 등 후유증
집단생활 고위험… 무증상 보균자도 전파
혈청균에 따라 지역별 유행 양상 달라져
예방접종이 최선의 대응… WHO도 권고

해외여행 전 ‘수막구균’ 예방접종 꼭!… "전 세계 감염 증가세" [Weekend 헬스]

해외여행과 유학, 장기 체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막구균 감염증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환자 수 자체는 많지 않지만 발병 이후 수시간 만에 뇌수막염이나 패혈증으로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대표적인 '저빈도·고위험' 감염병으로 평가한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감염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는 데다 국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특정 지역의 풍토병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감염 위험 요인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치료 늦어지면 사망 위험 50%까지 높아져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막구균 감염증은 수막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세균성 감염질환이다. 침습성 감염으로 진행되면 뇌수막염이나 패혈증을 일으키며 발열과 두통, 구토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유사하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짧은 시간 안에 중증 상태로 악화되며 치명률도 8~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사망 위험은 50%까지 높아질 수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난청과 신경학적 장애, 사지 절단 등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있다.

감염은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 등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평균 잠복기는 3~4일 정도이며 밀접 접촉이 많은 환경일수록 감염 위험이 커진다. 기숙사와 군대, 학교, 국제행사, 장거리 여행 등 집단생활 환경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해외 상황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영국 남동부 켄트 지역에서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으며 일부는 사망에 이르렀다.

미국에서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2024년에는 503건의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보고돼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Y형 혈청군 감염이 증가하면서 예방접종 필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국내 역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대규모 유행은 드물지만 질병관리청 신고 사례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2024년 신고 환자는 17명으로 최근 수년과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발생 건수보다 질환의 치명성과 급격한 진행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수막구균 감염증은 폐구균 감염증보다 일반적인 인지도는 낮지만 진행 속도와 치명률, 후유증을 고려하면 개별 환자에게 미치는 부담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미국과 유럽처럼 감시체계와 예방접종이 잘 갖춰진 국가에서도 지속적으로 환자가 발생하는 만큼 특정 지역만의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WHO도 ‘예방접종’ 핵심 대응 전략으로

실제로 수막구균은 무증상 보균자를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어 감염원을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해외 이동이 잦거나 집단생활을 앞둔 경우에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감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이 예방 중심 접근을 강조하는 이유다.

보건당국도 신병 훈련소 입소자와 집단생활자, 해외 유행지역 방문자와 장기 체류자, 일부 기저질환 고위험군, 이슬람 하지 순례 참가자 등을 예방접종 권고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국가별 유행 혈청군과 위험군 특성을 고려한 예방접종 정책을 핵심 대응 전략으로 권고한다.

수막구균은 혈청군에 따라 지역별 유행 양상이 다르다는 점도 특징이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A형 혈청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보고된 바 있어 방문 국가에 따른 예방 전략이 중요하다.

최근 국내에서는 생후 6주 영아부터 접종 가능한 4가 수막구균 백신인 '멘쿼드피주'가 도입되면서 예방 선택지도 확대됐다.

해당 백신은 A·C·Y·W 혈청군을 예방하도록 설계됐으며 생후 6주 영아부터 55세 성인까지 접종할 수 있다. 특히 국내 허가 기준으로 생후 6주 이상 24개월 미만 영아에서 A형 혈청군 예방 효능을 인정받은 것이 특징이다.

접종 일정은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생후 6주 이상 6개월 미만은 총 4회, 생후 6개월 이상 24개월 미만은 총 2회 접종이 권장되며 2세 이상부터 55세까지는 1회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생활 환경과 이동 계획을 고려한 맞춤형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해외 유학이나 장기 체류, 국제행사 참가, 기숙사 생활 등을 앞두고 있다면 출국 전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이 교수는 "수막구균 감염증은 무증상 보균자에 의해 전파될 수 있고 집단생활이나 해외 이동 과정에서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특히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A형 혈청군이 일정 비율 보고되는 만큼 여행이나 체류를 계획하고 있다면 예방접종을 포함한 사전 대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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