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교·가정밖 아이들에겐 훈계보다 공감이 먼저" [넘버112]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재홍 서울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6년차 학교전담경찰관… 12개교 맡아
사이버 도박·딥페이크 등 범죄에 노출
위기신호 포착해 예방, 지원 연계까지
"이야기 들어줘서 감사" 이 말에 보람

김재홍 서울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김재홍 서울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

"항상 청소년들이 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세심히 살피며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고자 합니다." 김재홍 서울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사(사진)는 18일 "요즘 사회에서 청소년을 나무라고 훈계할 수 있는 존재는 경찰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13년 경찰에 입직한 김 경사는 올해로 6년차 학교전담경찰관(SPO)이다. SPO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청소년을 선도·보호하는 업무를 맡는다.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예방 교육과 위기 청소년 상담, 학교 주변 순찰을 비롯해 청소년 관련 112 신고 분석을 통한 범죄 원인 파악과 예방 활동 등이 주요 업무다.

현재 강서구 내에는 초·중·고교와 특수학교를 합쳐 총 85개의 학교가 있다. 이 가운데 김 경사가 담당하는 학교는 12개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 청소년 관련 112·117 신고를 빠짐없이 확인한다"며 "청소년들을 주시하면서 위험 요소를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고, 자칫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청소년 범죄를 파악하려고 한다"고 했다.

특히 SPO는 다른 경찰관과는 달리 청소년을 전담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 경사는 "일반적인 경찰 업무가 사건 발생 이후 대응에 무게를 둔다면 SPO는 청소년들과 관계를 형성해 사건 예방에 초점을 둔다"며 "청소년들은 감정이 매우 민감해 단순히 훈계·통제하는 방식보다는 공감과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경사는 경찰관으로 다가가기보다 청소년들이 편하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되려 한다고 했다. 또 청소년들은 상대의 진정성에 민감한 만큼 아무리 사소한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킨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이렇게 꾸준히 쌓은 신뢰 덕분에 청소년의 내밀한 이야기를 끌어내 사건을 해결한 경우도 적지 않다. 김 경사는 "우범소년으로 송치한 가출 청소년을 보호시설에서 여러 차례 면회하며 성매매 알선 일당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검거한 적이 있다"며 "해당 청소년이 마음을 열고 이야기해 준 덕분에 조직을 해체해 추가 범죄를 막을 수 있었고, 이후 그 친구도 고등학교에 진학해 별 탈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관리 중인 학생에게서 "중학생이 후배들 돈을 빼앗는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면담을 통해 해당 중학생이 고교생들로부터 상습적인 폭행·협박을 당하며 후배들에게 빼앗은 돈을 상납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고교생 4명을 특정해 수사팀에 연계하고 조직을 해체했다. 김 경사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1분기 경찰청이 선발하는 'BEST SPO'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처음에는 경찰을 경계하던 학생이 시간이 지나 먼저 연락해 오거나 고민을 털어놓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그때 이야기 들어줘서 감사했다'는 말을 들을 때, 문제가 있던 학생이 다시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 SPO 업무의 의미를 크게 느낀다"고 전했다.

김 경사는 사이버 도박과 딥페이크 등 청소년 문제가 다양해지면서 SPO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위기 청소년의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해 범죄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밖·가정 밖 위기 청소년들은 문제가 생겨도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며 작은 변화와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해 필요한 지원으로 연결하는 게 SPO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이 범법이라는 가장 밑바닥에 들어서기 전 이를 막는 안전망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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