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60일만 무료… 이란 "이후 서비스 대가 받을 것" [美-이란 종전 합의]
이란 "전쟁 이전으로 안돌아간다"
트럼프 "완전 개방" 발언과 반대
11월 美중간선거 위한 합의 비판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며 중동전쟁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공개된 합의문을 뜯어보면 호르무즈해협의 통행료는 두 달만 유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향후 60일 동안만 해협을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해협 관리와 해상 서비스 명목으로 사실상의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호르무즈 완전 개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1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이란 종전 MOU 전문에 따르면 양국은 최대 60일 동안 최종 종전합의를 위한 후속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MOU는 즉각적인 교전 중단과 함께 호르무즈해협 정상화, 이란산 원유 수출 재개, 대이란 제재 완화 등을 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제5조다. 해당 조항은 이란이 "60일 동안만 아무런 비용 없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한다"고 명시했다.
표면적으로는 해협 정상화를 의미하지만 문구를 자세히 보면 무료 통항이 최종 합의 시한인 60일로 한정돼 있다. 더욱이 같은 조항에는 이란이 오만 및 걸프 연안국들과 협의해 호르무즈해협의 미래 관리 및 해상 서비스 체계를 마련한다고 적혀 있다. 이는 향후 이란이 해상 안전 관리, 항로 통제, 선박 지원 서비스 등을 명분으로 일정한 비용을 부과할 근거로 해석된다. 실제 이란은 전쟁 기간 해협을 자국 관리 구역처럼 운영하며 외국 선박들에 통행료를 부과해 왔다. 이번 MOU 체결로 해당 조치는 일시 중단되지만 완전히 철회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란 측 종전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국영TV 인터뷰에서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해협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정당한 요금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최근 "해협은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는 정반대 발언이다. 트럼프으로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 급상승 등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치솟은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오히려 이란에 유리한 합의를 서둘렀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갈리바프는 이번 종전합의와 관련해 미국의 실패로 규정하며 "사람들이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문서에는 서명이 이뤄지는 즉시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를 사실상 풀어준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란은 자국 원유를 운송·보험 관련 제약 없이 판매할 수 있어야 하며 원유 판매대금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MOU 조항 문구대로라면 이란은 농축 우라늄 관련 약속을 지키기 전에 먼저 글로벌 원유 시장에 복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일단 해협이 다시 열리고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복귀한다는 점에서 안도하고 있지만, 60일 뒤 협상이 실패하거나 해협 통행료 문제가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떠오를 경우 유가와 물류시장이 다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