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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도 아직 진행중인데 또… 반도체 역량 분산될라" ['호남 반도체' 급물살]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1천조 투입되는 용인 클러스터
핵심인프라 구축 등 과제 여전
남부권 새 거점 추진에 논란
업계 "기존 계획 완성에 집중을"

"용인도 아직 진행중인데 또… 반도체 역량 분산될라" ['호남 반도체' 급물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아직 전력과 용수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국가 역량을 분산하기보다 우선 용인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글로벌 반도체 업계 관계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초호황과 국가 균형발전 기조가 맞물리면서 호남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장 유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공장 유치전에 뛰어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시설 이전 및 신규 투자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국가 반도체 전략의 핵심인 용인 메가 클러스터조차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구축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거점 분산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여전한 만큼 자칫 인재유출과 생태계 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용인 클러스터, 용수·전력 인프라 '아직'

18일 업계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프로젝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오는 2050년까지 총 10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국가 전략사업이다.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력망과 공업용수 등 핵심 인프라는 아직 구축이 진행 중이다.

실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한 축인 용인 국가산업단지만 놓고 보더라도 본격 가동 시점인 2035년 기준 하루 약 76만4000t의 공업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약 250만명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생활용수와 맞먹는 규모다. 전력 수요 역시 원전 여러 기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기업들이 수년째 전력망과 용수 공급체계 구축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가 생산기지 구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전력도, 땅도, 사람도, 물도 다 갖춰져야 공장을 지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불거진 호남권 반도체 공장 유치 논의 역시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가 차원의 지원이 집중되고 있는 용인 클러스터조차 인프라 구축과 각종 인허가, 이해관계 조정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생산거점 논의 역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용인 메가 클러스터는 향후 수십년간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국가 프로젝트"라며 "지금은 새로운 생산거점 논의보다 용인 클러스터를 계획대로 완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페이전 대만경제연구원 산업경제데이터베이스 총감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반도체 프로젝트일수록 정책 일관성과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가 중요하다"며 "반도체 경쟁력은 결국 기업 투자와 인프라 구축을 얼마나 신속하게 뒷받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조언했다.

무리한 지방 유치땐 인력 이탈도 우려

업계가 지방 분산론에 우려를 나타내는 또 다른 이유는 인재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 산업이자 고급인재 산업이다. 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과 생산기술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 현재 국내 반도체 핵심인력은 삼성전자 평택·화성캠퍼스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수도권에 생활 기반을 둔 핵심인력이 많은 만큼 호남권 신규 공장 가동을 위해 대거 이동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무리한 지방 공장 유치가 미국과 대만 등이 막대한 보조금과 연구개발 지원을 앞세워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인재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글로벌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생산시설 입지 논의보다 용인 메가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인재와 생태계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가 먼저라는 지적이 따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박사급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의 지방근무 기피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생산거점을 분산할 경우 인재유출이나 이직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임수빈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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