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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남行 급물살…정부 "이전 여건 마련" ['호남 반도체' 급물살]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용인클러스터 이전 요청 선긋고
신규라인 지방 신설엔 적극 협조
정부 맞춰 여당도 지방이전 가세
영남권 수혜 가능성에 국힘도 변화
경기도 "반도체는 속도전" 반발

정부가 "(반도체)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을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비수도권 이전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지만 호남·충남 지역 등의 신규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에는 행정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18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2025년도 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 요구사항 처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재검토' 요청에 대해 정부는 이 같은 취지로 답변했다.

정부는 해당 보고서에서 국회의 국가전략산업 육성책 요구에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기반 마련 지원을 내세우고 "용인 산업단지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업 투자계획 등을 종합 검토해 결정한 사항"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내놓은 것이다.

이 같은 정부 답변은 현재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전요청에는 명확히 반대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수도권 지역에 반도체 관련 생산라인을 신설한다면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를 포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앞서 정부의 행보나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반도체산업특별법 시행령에서 수도권 배제조항을 검토하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남부권 전력·용수 여건을 부각하며 반도체 생태계 조성 필요성을 제기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정부의 움직임을 환영하며 호남 이전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도부가 광주를 찾아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 유치를 약속한 데 이어 이날에는 광주 동남갑 정진욱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에 나서 반도체 후공정만이 아닌 전공정 팹 유치를 요구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은 언론을 통해 반도체 공장이 유치될 것이라 공언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호남 반도체 요구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서다. 계파를 불문하고 당권을 취하기 위해 권리당원 비중이 큰 호남 민심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연임에 도전하는 정청래 대표는 광주를 찾아 지도부의 입을 빌려 반도체 유치를 약속했고, 당권주자인 송영길 의원은 광주특별시의원 당선인 워크숍을 방문해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곧 준비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6·3 지방선거 전 호남 이전론에 반발했던 국민의힘도 영남권 수혜 가능성에 기류가 달라졌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기회로 삼자고 주장해왔고, 이철우 경북지사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주재 대구·경북권 기업간담회에서 전력 자급률과 제조 인프라 등을 부각하며 반도체 투자 유치를 요구했다.

다만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진행하는 당사자인 경기도와 기업들은 곤란해하고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인수위원회를 이끄는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자원의 비수도권 투입 확대는 찬성이나, 반도체는 속도전"이라며 수도권이라도 경기 반도체 생태계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에서는 소부장 협력업체들이 비수도권으로 향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전언이 나온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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