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이란 최고지도자, 美와 종전 승인했지만 "무리한 요구는 거부"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미·이란 종전 MOU 조건부 승인 사실 공개
"원칙적으로 반대했지만 대통령이 책임지겠다고 해 허가"
핵 프로그램·제재 해제 등 후속 협상 앞두고 미국 압박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한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협상을 조건부 승인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종전에는 동의했지만 향후 핵 문제와 제재 해제 등을 둘러싼 후속 협상에서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모즈타바는 18일(현지시간) 국영 매체 등을 통해 공개한 대국민 서면 메시지에서 "원칙적으로는 이번 합의에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다"면서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의장인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책임 수용을 전제로 이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자신과 위원들을 대신해 이란 국민과 저항 전선의 권리를 지켜내겠다고 약속했고 이에 대한 책임을 명시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에 대한 경계심은 숨기지 않았다. 모즈타바는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통령은 절박함에 쫓겨 다양한 지렛대를 동원했다"며 "앞으로 진행될 양국 간 대면 협상이 적의 의견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제기할 경우 이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점을 대통령도 분명히 했다"며 "국민과 당국은 앞으로 합의 조건들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란이 전격적으로 종전 MOU 체결에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이다. 이란 내부 강경파의 반발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향후 세부 협상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모즈타바가 공개적으로 "원칙적으로 반대했다"고 밝힌 점은 이란 지도부 내부에서도 협상을 둘러싼 이견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최종 승인 권한이 자신에게 있음을 재확인하며 향후 협상 과정에 대한 통제권도 놓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종전 합의가 전쟁 중단이라는 큰 틀에는 합의했지만 핵 프로그램 제한 범위와 국제사회의 검증 방식, 대이란 제재 해제 수준 등을 둘러싼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보고 있다. 모즈타바의 이날 메시지 역시 미국을 향한 경고와 동시에 국내 강경 세력을 의식한 정치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기자 정보

#이란 최고지도자 #양해각서 #핵 문제 #제재 해제 #미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