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늘길, 국가가 책임지나… 문대림 의원 "도민 이동권 특별법 개정 검토"
국내선 유류할증료 한 달 새 4.4배 급등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뒤 좌석 감소 우려 7월 국회 정책토론회 추진 항공료 지원·공급석 확보 제도 논의 "항공은 제주도민의 필수 교통수단"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민의 항공 이동권을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선 유류할증료 급등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제주 노선 공급석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섬 지역 주민의 항공 이용을 철도·고속도로 같은 공공교통망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19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에 따르면 문 의원은 제주도민의 항공 이동권 보장을 위해 제주특별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는 대한민국 유일의 섬 광역자치단체다. 도민에게 항공기는 관광이나 선택적 이동수단이 아니라 병원 진료와 교육, 생업, 가족 돌봄을 위한 생활 필수 교통수단이다. 육지 지역 주민이 철도와 고속도로를 이용하듯 제주도민은 항공편을 통해 다른 지역과 연결된다.
최근 부담은 더 커졌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올해 4월 편도 7700원 수준에서 5월 3만4100원으로 올랐다. 한 달 사이 4.4배 급등했다. 왕복 항공권을 구입하는 도민 입장에서는 기본 운임과 공항 이용료에 더해 유류할증료 부담까지 커지는 구조다.
항공 공급석 감소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제주 노선 슬롯이 재배분되면서 좌석 공급이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제주 관광업계에서는 제주 노선 하루 공급 좌석이 2025년 4만2421석에서 2026년 4만1412석으로 1009석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감소율은 2.38%다.
문제는 좌석 감소와 항공료 상승이 동시에 발생할 때 도민 부담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공급석이 줄면 성수기와 주말, 긴급 이동 때 항공권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가격도 오른다. 의료·교육·생업 이동이 많은 도민에게는 이동권 제약으로 이어진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관련 문제를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제주도는 올해 국토교통부에 제주 노선 공급석 안정화 대책과 도서지역 주민 항공요금 지원 근거 마련을 공식 건의했다. 항공교통을 시장 논리만으로 맡길 경우 섬 지역 주민의 기본 이동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 의원은 항공을 제주도민의 공공교통망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여객선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임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 반면 항공은 도민의 의존도가 훨씬 높은데도 주민 항공요금 지원 근거가 부족하다.
문 의원은 "제주도민에게 항공기는 병원 진료와 교육, 생업, 가족 돌봄을 위한 필수 교통수단"이라며 "육지의 철도나 고속도로와 같은 공공교통망의 관점에서 항공 교통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법 검토의 핵심은 제주특별법에 도민 이동권 보장 근거를 담는 방안이다. 제주특별법은 제주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해 자치권과 산업, 생활 기반을 조정하는 법적 틀이다. 여기에 항공 이동권 보장, 항공료 지원, 공급석 안정화, 긴급 이동 지원 같은 내용을 어떻게 담을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문 의원은 오는 7월 국회에서 '제주도민 이동권 보장과 항공교통 공공성 강화'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도 추진한다. 토론회에는 국토교통부와 제주도, 항공업계, 학계,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토론회에서는 항공료 지원 방식과 대상, 제주 노선 공급석 확보 방안, 항공사 공공성 강화, 도민 우선 이동권 보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도민 할인제나 바우처 방식, 특정 계층 지원, 의료·교육 목적 긴급 이동 지원, 성수기 공급석 확보 의무 같은 다양한 대안이 검토될 수 있다.
정책 설계에는 균형도 필요하다. 항공료 지원은 도민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재원 마련과 지원 대상 설정이 중요하다. 공급석 확보는 항공사 운항 전략과 공항 슬롯, 기재 운용, 수익성 문제와 연결된다. 국가와 제주도, 항공사가 역할을 나누는 제도 설계가 관건이다.
제주 항공교통 공공성 논의는 관광산업과도 맞물린다. 제주 노선 좌석이 줄고 항공료가 오르면 관광객 접근성도 약해진다. 도민 이동권 문제와 관광산업 경쟁력은 분리된 사안이 아니다. 항공교통은 제주 경제와 생활을 동시에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다.
문 의원은 "제주는 대한민국 유일의 섬 광역자치단체인 만큼 도민 이동권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본권"이라며 "공급석 감소와 항공료 부담 문제를 해소하고, 제주도민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