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북한에서 왔습니다"…도난차 몰고 도심 질주 '뺑소니 남성'의 황당 변명
[파이낸셜뉴스] 도난 차량을 몰고 서울 도심을 질주하다 잇따라 사고를 낸 뒤 도주한 남성이 시민의 끈질긴 추격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8일 JTBC '사건반장'에는 지난 7일 오전 1시 30분께 서울 반포대교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 블랙박스가 공개됐다.
당시 여자친구와 함께 차량 신호를 기다리던 중이었다는 제보자 A씨는 뒤쪽에서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해당 차량은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로 진입했고, 정상 신호에 따라 좌회전하던 택시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가해 차량의 뒷좌석 문이 열릴 정도였으나 운전자는 사고 수습을 하지 않고 현장을 그대로 벗어났다.
이를 목격한 A씨는 여자친구에게 신고를 부탁하고 직접 추격에 나섰다. 그는 도주 차량의 번호판을 확인하며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뒤를 쫓았다. 달아나던 승합차는 또 다른 택시와 충돌한 데 이어 지하차도 분리벽까지 들이받았고, 뒤따르던 A씨 차량도 이를 피하지 못해 충돌했다.
3중 사고를 내고도 승합차 운전자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내달리다가 시동이 걸린 차량을 도로 한복판에 버려둔 채 몸만 빠져나와 도주하기 시작했다. A씨는 여자친구에게 차를 맡기고 차에서 내려 뺑소니 운전자를 쫓았고, 끈질긴 추격 끝에 그를 붙잡았다.
붙잡힌 운전자는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으로,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면서 "저는 북한에서 왔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황당한 말을 했다고 한다. A씨는 그가 술이나 약물에 취한 것으로 판단하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약 15분간 그를 붙잡고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이 몰던 차량은 훔친 영업용 택시로 확인됐으며, 이미 다른 곳에서 사고를 낸 뒤 도주해 경찰의 추격을 받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차량을 버리고 도망가는 모습을 보니 더 큰 사고가 날 것 같아 저 사람을 붙잡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 측정 거부로 체포됐다"며 "약물 간이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왔다'는 남성의 주장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남성은 일정한 주거지가 있고 별다른 전과가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고로 확인된 피해 차량은 3대이며, A씨와 그의 여자친구는 병원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