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주는 병원 없어 가족 요청으로 조치"…인천 절단 다리, 살인 사건 아니었다.
[파이낸셜뉴스] 인천의 한 생활자원 회수센터에서 발견돼 살인사건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사람 다리가 조사 결과 가족의 요청으로 병원에서 절단된 의료폐기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강력범죄 수사를 종료하는 대신 해당 요양병원의 의료행위 적법성과 폐기물 처리 과정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헌 인천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발견된 신체 일부가 입원 중인 환자의 절단 부위로 확인됐고 강력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요양병원 법인과 관리 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시 50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생활자원 회수센터에서 재활용품 선별 작업을 하던 직원이 사람의 다리로 추정되는 신체 일부를 발견해 신고했다.
사건 직후 경찰은 강력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착수했고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긴급 DNA 감정 결과 해당 다리는 지역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여성 A씨의 절단된 다리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심각한 괴사 증상을 겪고 있었으며 가족 동의 아래 지난 8일 해당 요양병원에서 다리 절단 조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장은 "환자의 괴사 상태가 상당히 심각했고 받아주려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가족들이 병원 측에 간절히 조치를 요청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후 폐기 과정에서 발생했다.
병원 측은 절단된 다리를 붕대로 감싼 뒤 의료폐기물 용기에 담아 처리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다음 날 병원 내 자원봉사자가 쓰레기통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해당 용기를 깁스용 석고로 오인해 일반 재활용 쓰레기 봉투에 넣어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시 다리가 이미 검게 변색되고 심하게 수축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언론 보도를 접한 병원 간호과장이 과거 절단 사실을 떠올리면서 진실이 드러났다. 이후 병원 측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직원 진술을 확인했고, 병원 관리소장이 직접 경찰서를 찾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폐기물관리법 및 의료법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요양병원 병실에서 이뤄진 절단 행위가 의료법상 적법한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 과장은 "현재로서는 병실에서 신체 일부를 절단한 행위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전문기관과 법조계 자문을 받아 법적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폐기물 관리 체계와 병원 내 관리 감독 과정 전반을 살펴볼 예정"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