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용직도 세대역전 고령층이 청년 추월, 돌파구 절실
60세이상 220만명, 청년 212만명
획일적인 정년연장 논의도 재고를
고용 안정성이 높은 상용직에서도 60세 이상 고령층이 청년층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5월 60세 이상 상용근로자 수는 220만명, 청년층(15~29세) 상용근로자는 212만명으로 집계됐다. 상용직은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자리를 말한다. 안정적 일자리에서도 청년층이 노년에 밀리는 일자리 세대 역전은 사회 활력과 한국 경제의 장래성을 위협하는 경고음이다. 냉철한 시장 분석과 장기 대책이 더욱 절실해졌다.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는 그 자체로 부정적으로 볼 순 없다. 기대수명이 늘고 노후소득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60세 이상이 계속 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나는 동안 청년들은 갈수록 시장 진입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청년층 상용근로자는 2022년 이후 4년 연속 감소했다. 더 심각한 건 속도다. 최근 4년간 청년 인구는 9.0% 줄었지만 청년 상용근로자는 17.0% 감소했다. 올해는 더 가파르다. 청년층 상용직 감소율이 인구 감소율의 3배를 훌쩍 넘었다.
산업 격변기 청년층 설 자리가 더 험난하다는 사실도 주시해야 한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업은 여전히 가장 큰 고용 산업이지만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비중은 계속 줄어 지난 5월엔 15%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가 시작된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우리 기업들이 보고 있지만 반도체 업종 일자리는 제조업 전체의 4%에 불과하다.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전반의 불황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는 23개월 연속 감소했고, 청년 채용이 먼저 타격을 입었다. 일자리동향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7년간 40대 이하 제조업 일자리는 25만개 줄었고, 50대 이상 일자리는 33만개 늘었다. 생산직의 고령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정보통신업에서도 청년 상용직이 줄고 있다. 인공지능(AI) 도입 확산과 경력직 중심 채용 문화가 맞물리면서 초급 직무, 신입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흐름을 방치하면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에 문제가 된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실패는 저출산, 내수부진, 지역소멸, 성장잠재력 약화로 이어지는 연쇄 충격을 낳는다. 정부가 청년 고용대책을 수시로 내놓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지만 단편적 임시처방으로 시늉만 내선 곤란하다. 단기 인턴, 일회성 보조금, 숫자 채우기식 일자리로는 한계가 있다.
청년들이 산업전환의 문턱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신입 채용과 훈련, 직무전환을 연결하는 실질적 사다리가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기업의 신규 채용을 북돋울 유인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시장 유연성을 살려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낮은 생산성의 구조적 병폐를 도려내야 신규 채용 여력이 생긴다. 더불어 기득권 정규직의 획일적인 정년연장 요구도 점진적 추진으로 재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