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우크라 드론 공격에 크름반도 당국 유류 판매 중단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의 친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군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인해 민간을 대상으로 한 연료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21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이용해 크름반도를 공격하자 최근 배급해오던 유류를 관공서에만 판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름반도 행정 수반은 "일반 개인과 기업은 주유소 이용이 금지되며, 크름반도의 기능 유지와 안보를 보장하는 정부 기관에만 연료가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료 시장의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추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 내 보급로를 집중 타격하면서 크름반도 내 연료 배급제가 시행되던 와중에, 이번 조치로 민간 경제와 물류가 완전히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조치는 케르치 지역의 유류 저장 시설이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은 직후 내려졌다. 악쇼노프 수반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4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러시아의 잔혹한 공격에 대한 정당한 응징"이라고 규정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크름반도뿐만 아니라 케르치 해협 너머 러시아 본토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석유 운송 물류시설도 타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여객선에 있던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4년이 지난 현재, 양측의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공격의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 재원을 고갈시키기 위해 연료 수출 시설을 집중 타격하는 한편, 러시아 본토 내 혼란을 극대화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젤렌스키 대통령의 양자 회담 제안을 거절하는 등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4년간 자체 방위 산업을 급격히 성장시키며 중장거리 드론 능력을 확보했다. 지난 18일에는 우크라이나가 개전 이후 최대 규모로 러시아 모스크바의 정유공장을 타격해, 모스크바 시내에 검은 기름때가 비처럼 쏟아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크름반도는 러시아군의 주요 군사 기지이자 러시아인들이 즐겨 찾는 여름 휴양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유소가 폐쇄되면서 본토로 돌아가지 못해 발이 묶인 러시아 관광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하룻밤 사이 239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했으나 크름반도의 연료 공급이 완전히 차단됐다.
BBC는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군사적 성과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모욕을 안겨준 대형 공습 뒤에는 항상 러시아의 참혹한 보복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동안 러시아의 보복 공습으로 어린이 등 최소 7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다.
현재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민들은 또다시 감행될 러시아의 대규모 보복 공습을 경계하며 극도의 긴장감 속에 숨을 죽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