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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전성은 ‘땅’이 결정... 촘촘한 지반데이터 쌓아야" [제9회 재난안전 지진포럼]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강연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건물 안전성은 ‘땅’이 결정... 촘촘한 지반데이터 쌓아야" [제9회 재난안전 지진포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상부 구조물의 안전성은 결국 그 구조물이 디디고 서 있는 '땅(지반)'이 어떻게 이뤄져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지진 복합재난에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략적인 평가를 넘어 재원을 투입하더라도 정밀한 지반 조사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파이낸셜뉴스·행정안전부 공동주최로 열린 제9회 재난안전 지진포럼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며 지진 대응 패러다임이 '구조물 중심'에서 '지반 정보 기반'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 책임연구원은 최근 지진이 단순한 자연재난을 넘어 사회·산업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재난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전, 화학시설, 교량, 철도, 데이터센터, 통신망 등 국가 핵심 인프라가 촘촘히 연결된 현대사회에서는 지진으로 인한 지반 변형이 연쇄적인 시스템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선 책임연구원은 "자연재난이 자연재난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재난과 종속적으로 결부되는 상황이 빈번해지고 있다"며 "복합재난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강진은 지반 증폭, 액상화, 지진 유발 산사태, 지반 침하 등 다양한 2차 재해를 일으키며 도시 피해를 키운다.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단단한 암반 지대와 연약한 충적층에서는 피해 양상과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연약지반에서는 지진파가 증폭돼 구조물 피해가 가중되는 '부지 효과(Site Effect)'가 나타나며, 액상화와 지반 변형이 동반될 경우 복합재난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그는 2011년 일본 도호쿠 대지진과 1999년 튀르키예 이즈미트 지진 등을 사례로 제시하며 "강진이 산업시설 사고와 사회기반시설 마비를 동반한 복합재난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 자체보다 지진 이후 발생하는 화재, 유해화학물질 유출, 전력·통신 장애 등이 사회적 피해를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 책임연구원은 국가 차원의 정밀 지반정보 구축과 데이터베이스(DB) 고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형·지질·지반 특성을 포괄적으로 조사하고 지반 정보를 지속적으로 갱신·관리해야 한다"며 "현장 시추조사와 전단파 속도 측정, 비파괴 탄성파 탐사 등을 통해 지하 공간의 특성을 정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 책임연구원은 "지진 복합재난 시대에는 건물이 아니라 땅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며 "정밀한 지반 정보 확보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는 것이 국가 재난대응 역량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이보미 팀장 김만기 이설영 김경수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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