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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혼할 때 국민연금도 나눠야지"…황혼이혼 분할 수급자 10만명 육박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황혼이혼 증가와 함께 전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받는 분할연금 수급자가 10년 새 8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층 이혼이 늘면서 혼인 기간 형성된 노후소득을 어떻게 나눌지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분할일시금 도입방안' 보고서를 보면 분할연금 수급자는 2014년 1만1802명에서 올해 6월 기준 9만9818명으로 늘었다. 10만명에 가까운 수준이다.

성별로는 여성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전체 분할연금 수급자 중 여성은 8만7491명으로 약 88%였고, 월평균 수급액은 10년 전 18만4000원에서 올해 29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평균 수령액은 여성 31만원, 남성 16만7000원이었다.

황혼이혼 확산은 분할연금 수급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혼인 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 비중은 1997년 9.8%에서 지난해 36.2%까지 높아졌다. 3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뒤 이혼하는 사례도 늘면서 노후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논의가 커지고 있다.

현행 국민연금 제도에서는 분할연금 청구가 가능한 경우가 제한돼 있다.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수령해야만 이혼한 배우자도 분할연금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 대신 반환일시금을 받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연금 수급 요건을 채우지 못했거나 국외 이주, 사망 등의 사유로 납부 보험료를 한꺼번에 찾아가면 이혼한 배우자는 분할 청구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반환일시금 수급자는 지난해 말 기준 19만8663명으로 집계됐다. 수급 사유는 수급연령 도달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국외 이주가 많았다. 올해 6월 말 기준 반환일시금 평균 수급액은 655만원, 최고 수급액은 1억3411만원이었다.

한쪽이 반환일시금으로 큰 금액을 먼저 받아가도 전 배우자가 이를 나눠 받을 제도적 통로는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같은 혼인 기간에 형성된 연금 재산이라도 노령연금인지 반환일시금인지에 따라 권리 보장이 달라지는 점이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연구진은 국민연금에도 분할일시금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이미 이와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검토 가능한 방안으로는 혼인 기간 5년 이상, 상대방의 반환일시금 청구 전 이혼이라는 요건을 둔 뒤 분할일시금 신청을 허용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행정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할 대상 금액이 일정 기준을 넘을 때만 신청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함께 언급됐다.

장기 과제로는 이혼할 때 연금 가입 이력 자체를 나누는 방식도 거론된다. 독일과 일본처럼 가입 이력을 분할하면 현재의 사후 금액 분할 방식보다 권리 보호가 명확하고, 사망이나 장애 같은 변수의 영향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황혼이혼 증가가 맞물린 상황에서 국민연금 분할제도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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