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내겐 1도 안 중요해"… '사상 첫 2승' 앞둔 홍명보 감독의 일갈
12년 전 브라질 참사·특혜 선임 논란… 꼬리표 떼어낼 운명의 남아공전
이기면 한국인 사령탑 '최초 2승' 금자탑, 지면 또 한 번 걷잡을 수 없는 추락
홍명보의 단호한 선 긋기 "과거 실패 만회? 내겐 안 중요해… 오직 결과에 책임질 뿐"
[파이낸셜뉴스] "월드컵에서의 명예 회복? 그런 건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참담한 실패, 그리고 10년 뒤 불거진 '특혜 선임'과 국회 청문회까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쳤던 여론의 한복판에 서 있던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서늘할 정도로 단호했다. 사상 첫 한국인 사령탑 '단일 대회 2승'이라는 대기록과 토너먼트 진출의 명운이 걸린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그는 개인의 명예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사에서 가장 극적인 영광과 추락을 모두 맛본 인물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썼고, K리그 울산 HD를 17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었다. 하지만 12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1무 2패의 처참한 성적표를 쥐고 '의리 축구' 논란 속에 쓸쓸히 퇴장했고, 2024년 다시 지휘봉을 잡는 과정에서도 거센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며 국민적 지지를 잃었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러야 했던 압박감 속에서, 홍명보호는 체코와의 1차전을 2-1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2014년 이후 정확히 12년 만에 맛본 감독 홍명보의 월드컵 첫 승리였다. 허정무, 신태용에 이어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세 번째 한국인 사령탑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시선은 남아공전에 쏠린다. 이 경기에서 승리해 32강에 오르면 홍 감독은 한국인 지도자 최초로 '월드컵 본선 2승'을 달성하게 된다. 외국인 감독까지 범위를 넓혀도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유일한 대기록이다.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한다면, 그를 향한 불신을 씻어내고 지도력을 완벽히 증명할 수 있다. 반면, 패배하여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면 또 한 번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운명의 결전을 앞둔 홍 감독은 담담했다. 취재진이 "남아공전 결과에 브라질 대회 실패의 명예 회복이 걸려 있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명예 회복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난 그저 지금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감정이나 대중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과연 그 단호한 시선 끝에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가 쓰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몬테레이 스타디움을 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