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전투표 안했는데 기투표 처리됐다'...선관위 "실수 가능"
신분증 수기 입력 과정서 다른 선거인 잘못 조회할 가능성 인정
발생 규모는 미공개...공무원 투입 확대 대책도 현장선 '글쎄'
[파이낸셜뉴스]6·3 지방선거 당시 사전투표를 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투표한 것으로 처리돼 본투표 당일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신분증 정보의 수기 입력 과정에서 다른 선거인을 잘못 조회했을 가능성은 인정했다. 다만 선관위는 실제 오인 처리 사례에 대한 확인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는 이런 내용의 제보가 다수 접수됐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주민 A씨(31)는 누나 B씨와 함께 본투표일인 지난 3일 관내 투표소에 방문했으나 사전투표를 한 것으로 처리돼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 A씨 남매는 지난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 때도 같은 일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투표지역은 다르지만, 다른 사례의 제보 내용도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권자의 통합선거인명부상 '사전투표 완료' 처리 때문에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김 의원실이 이 같은 사례가 시스템상 발생할 수 있는지 묻자, 선관위는 "본인확인기가 자동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형태의 신분증명서가 접수될 경우 선거인 정보를 수기로 입력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선거인을 잘못 조회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쉽게 말해 사전투표소에서 기계가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의 훼손이 있는 신분증이 제시될 경우 사전투표사무원이 직접 키보드로 유권자의 정보를 입력하게 되는데, 주민등록번호나 이름을 실수로 잘못 치는 '오타'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사무원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투표용지를 발급하게 된다면 실제 투표를 하지 않은 엉뚱한 유권자가 선거인명부에 '기투표 상태'로 처리된다는 의미다.
선관위는 역시 선거인 오인 처리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착오발급 시 조치방법'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사전투표소에서는 기투표자의 신분증 저장 이미지와 방문자의 신분증을 대조해 실제 미투표자로 확인되면 투표용지를 재발급한다. 또 본투표일에도 투표관리관 확인을 거쳐 투표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다만 선관위는 이런 형태의 착오발급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효용성을 앞세웠던 사전투표제가 평등과 공정이라는 선거의 제1원칙을 무너뜨리는 부작용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참정권을 제대로 수호하기 위해 사전투표제 폐지 등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착오발급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선거인 본인확인을 담당하는 핵심 직무에 가급적 공무원을 사전투표사무원으로 위촉하고 관련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에 보관 중인 투표지와 투표함 등을 보전해달라는 증거보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제1민사부는 지난 23일 황교안 전 총리가 대표로 있는 정당 자유와혁신이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한 증거보전 신청 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법원은 지난 12일 자유와혁신의 증거보전 신청을 기각했고, 자유와혁신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증거보전은 소송에서 사용할 증거가 사라지거나 나중에 조사하기 어려워질 우려가 있을 때 법원에 미리 증거조사를 요청하는 절차다.
자유와혁신은 6·3 선거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투표함 이송 지연, 참관 기회 미부여 등 선거관리상 위법행위가 있었고 이로 인해 선거의 투표 및 개표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줬다며 증거보전 신청을 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장유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