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암초' 만난 강릉 AI데이터센터… 우상호, TF로 정면돌파
1GW 가동 위해 345㎸ 변전소 신설 필요한 상황
변전소 건립에 통상 9년, 데이터센터 차질 우려
인수위 "발전소 밀집한 강릉권은 기간 단축 가능"
7월 전담 TF 가동, 전력·부지·인허가 원스톱 지원
【파이낸셜뉴스 강릉=김기섭 기자】7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강릉 AI데이터센터가 변전소라는 암초를 만나 출발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우상호 강원도지사 당선인은 전담 조직을 꾸려 인허가부터 전력·부지 문제까지 한 번에 풀겠다는 구상이다.
24일 강원특별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강릉 AI데이터센터는 우상호 강원도지사 당선인이 6·3 지방선거 후보 시절 내건 대표 공약이다. 강릉 일원에 최소 20조원에서 최대 70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며 국내 5대 대기업 중 한 곳과 최종 협의까지 마쳤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우 당선인은 이를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사업이 아니라 강릉과 강원의 산업 지도를 바꾸는 대전환의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연관 산업까지 20여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당선과 함께 이 공약은 민선 9기 도정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꼽히며 강릉권과 도민의 기대를 키웠다.
관건은 전력 공급이다. 1GW급 AI데이터센터는 원전 1기 수준의 대규모 전력을 끌어와야 하는데 이를 감당할 변전소가 현재 강릉권에는 마련돼 있지 않다. 부지로 거론되는 강릉 옥계일반산업단지에 2028년 말까지 154㎸ 변전소가 들어설 예정이지만 이미 사용 계획이 잡혀 있는 데다 용량도 부족하다. 1GW 규모 전력을 생산하는 신규 동해화력발전소가 345㎸ 변전소를 가동하는 것처럼 같은 규모의 데이터센터도 345㎸ 변전소가 뒷받침돼야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전력은 한전이 독점 공급하는 만큼 국가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돼야 하고 345㎸ 변전소를 새로 짓는 데는 표준공정 기준 약 9년이 걸린다. 송전선로 확보와 환경영향평가, 입지선정, 주민 설득 등 절차가 겹겹이 쌓여 있어 일정이 늘어지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인수위는 강릉권의 입지 특성을 살리면 건립 기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통상 9년은 강원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 등 먼 곳으로 보내는 경우의 일정"이라며 "영동권에는 발전소가 여러 곳 몰려 있고 가동률도 18% 안팎으로 여유 전력이 많아 발전소 인근에서 쓰는 전력이라면 송전선로가 짧아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3년 정도를 목표로 추진하려 한다"며 "8~9년이 걸린다면 기업이 올 이유가 없고 강원도가 유치를 말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할 전담 조직도 곧 가동된다. 도는 7월1일자 정기 인사를 통해 과(課) 단위의 '데이터센터 전담 TF'를 편성할 계획이다. 조직 개편은 도의회 협의가 필요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의회 협의 없이 행정이 자체적으로 둘 수 있는 TF를 먼저 띄우겠다는 복안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투자 사업에서 행정의 역할은 인허가 지원"이라며 "전력은 한전과의 협의를 도가 더 적극적으로 맡고 부지 확보와 상하수도·도로 같은 기반시설, 종사자 생활 인프라까지 기초단체와 협의해 지원하는 원스톱 조직"이라고 말했다. 전력 확보는 TF가 맡을 여러 역할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이다.
한편 SK그룹이 이달 말 발표할 전국 5곳의 1GW급 AI데이터센터 후보지에서 강릉이 제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인수위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인수위 관계자는 "관련 접촉 라인이 아니어서 단정할 수 없지만 아직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며 "기업이 여러 후보지를 비교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다소 앞서 나간 관측으로 본다"고 말했다. 도는 전력 공급 일정을 단축하는 준비를 갖춰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을 맞추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