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부터 희토류까지 엮었다… LS '청사진' 베트남서 완성 [종전 협상과 '뉴 이스트 로드' (下)]
AI發 전력 슈퍼사이클 탑승
베트남 진출 30년 결실 잇따라
희토류 금속화 설비 투자 대표적
로봇·방산 핵심 소재 공급자 기대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지난 30년이 베트남과 함께 성장하며 신뢰를 쌓아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30년은 국가 인프라 판도를 바꿀 프로젝트를 직접 이끄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LS전선의 아시아 사업 중간지주사인 LS에코에너지의 베트남 생산법인 LS-VINA의 장동욱 법인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진출 30주년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LS전선뿐 아니라 LS일렉트릭, E1 등 LS그룹은 베트남 진출 30년을 맞아 그룹의 핵심 역량을 총동원해 전력·에너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생산기지 역할에 머물렀던 베트남을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핵심 소재를 아우르는 동남아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LS에코에너지, AI 데이터센터부터 희토류까지 '영토 확장'
LS에코에너지는 지난 1996년 베트남 전력 케이블 생산법인 LS-VINA를 설립한 이후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진출 30년 만인 지난 4월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 누적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위 전선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를 겨냥해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달 14일 베트남 최대 국영통신사인 비엣텔그룹이 하노이 인근 신도시에 구축하는 60㎿ 규모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에 핵심 전력 케이블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S에코에너지는 최근 지정학적 공급망 재편의 핵심인 희토류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결의한 호찌민 생산법인(LSCV) 내 285억원 규모의 희토류 금속화 설비 투자가 대표적이다.
LS에코에너지는 호주 라이너스 레어어스와 지난 3월 구속력 있는 포괄적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원료 공급망도 확보했다. 중국 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희토류 전 공정 상업생산이 가능한 지역이다. 올해 말 초도 생산을 목표로 정련 공장을 건설 중이며, 생산된 희토류 금속은 영구자석 등 글로벌 로봇·방산 밸류체인에 공급될 예정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위원은 "희토류 금속 사업이 본격화되면 단순 케이블 회사를 넘어 로봇·방산 밸류체인의 핵심 소재 공급자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유럽 수요 대응…LS일렉, 베트남을 수출 전진기지로
전력기기 업체 LS일렉트릭도 베트남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LS일렉트릭은 1997년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한 이후 사업을 확대해 왔으며, 2022년에는 북부 박닌성 신공장을 준공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박닌 법인은 북미·유럽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과부하가 걸린 한국 본사의 물량을 분산하는 핵심 수출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베트남 내수는 물론 아세안과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한 생산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현지 매출을 1억달러(약 154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 1·4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LS일렉트릭은 "베트남 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LPG 터미널 구축한 E1…"베트남은 두 번째 집"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E1도 베트남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유통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 중인 해외 '세컨드 홈' 전략의 첫 거점이 바로 베트남이다. E1은 "베트남은 경제 성장과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LPG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프로판탈수소화(PDH) 공정 등 LPG 기반 석유화학 산업도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세컨드 홈 전략을 추진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E1은 현지 기업과 합작해 꽝닌성 박띠엔퐁 산업단지에 총 8만t 규모의 LPG 냉동 터미널을 구축하고 상업 가동에 돌입했다. 북부 베트남 지역의 LPG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E1은 이를 기반으로 산업용 LPG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현지 유통망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베트남 현지 관계자는 "LS그룹은 전선과 전력기기,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동시에 확대하며 베트남을 동남아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