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3040 몰린 경매시장…'15억 이하' 아파트 웃돈 낙찰 속출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저가 낙찰가율 전년비 10%p↑
'20억 초과' 낙찰은 3분의 1로 뚝
전월세 대란에 경매로 내집 마련
경매시장 실수요 중심 재편 조짐

3040 몰린 경매시장…'15억 이하' 아파트 웃돈 낙찰 속출

#.서울 전세에 살던 30대 A씨. 계약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실거주를 위해 들어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전월세 대란에 임차할 매물을 구하지 못했다. 고민하던 A씨는 결국 경매로 눈을 돌렸고, 15억원 이하 아파트를 낙찰 받았다. 지금 살던 곳과는 거리가 좀 있지만 거주 문제를 해결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

올해 서울 전월세 매물 감소와 대출 규제 등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곳이 줄면서 경매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실거주를 위한 15억원 이하 아파트 인기가 뜨겁다. 경매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낙찰가율도 1년새 크게 뛴 모습이다.

■‘15억 이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24일 파이낸셜뉴스가 지지옥션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9일까지 서울 15억원(감정가) 이하 아파트들의 낙찰가율이 모두 지난해를 뛰어 넘었다. 월별 최대 격차는 16.5%p다.

특히 10억~15억원대 아파트 낙찰가율이 10%p 이상 올랐다. 이 가격대 아파트들의 올해 낙찰가율은 104~112% 수준으로 100% 미만은 한 번도 없다. 지난해 같은 기간 최대 낙찰가율이 99%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오른 상황이다. 10억원 이하 아파트들은 월 평균 10%p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15억원 초과 20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올해 낙찰가율 평균은 85.3%, 1년 전 100.7%와 비교했을 때 15%p 이상 떨어졌다. 이달 낙찰건수는 아직 없다. 지난해 6월 8건이 낙찰됐지만 1년 사이 분위기가 급변한 것이다. 이 기간 20억원 초과 아파트 낙찰건수도 15건에서 5건으로 3분의 1토막 났다.

■3040세대 실수요자들 대거 경매로

이처럼 15억원 이하 아파트 경매에 불이 붙은 이유는 실수요자들이 대거 경매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월세 매물 감소 등으로 살 곳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매수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최근 3040세대를 중심으로 중저가 아파트 경매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전세금에 더해 대출 없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반매매 대비 매수가 수월한 점도 또 다른 이유다. 현재 서울 전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고 아파트 매수를 위해서는 반드시 자금 출처를 적어야 한다. 하지만 경매의 경우 자금 출처를 소명하지 않아도 된다.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세무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줄어든다.

여기에 경매는 은행 대출이 없다면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전세를 안고 사는 '갭투자'가 일부 가능하다는 뜻이다.

경매업계는 향후 실수요자들의 유입 지속으로 10억원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안되는 사람들은 아파트뿐 아니라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단지형 오피스텔 경매에도 눈을 돌린다"며 "투자가 아닌 실거주를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기자 정보

#경매시장 #아파트 #낙찰가율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