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의원 "농지 전수조사, 실경작 임차농 보호장치부터 세워야"
농지 투기 근절 취지 공감… 임차농 불안 해소 촉구
신고센터 접수 전국 24건, 제주 신고는 아직 없어
경기 10건·전남 9건 등 8만3947㎡ 접수
"신고 적다고 문제 없는 것 아냐"
계약 해지·농지 반환 우려에 보완대책 요구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추진하는 가운데 실제 농사를 짓는 임차농 보호대책을 먼저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에 따르면 문 의원은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실경작 임차농들이 안심하고 영농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실질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농업 현장에서는 농지 전수조사를 계기로 임대차 계약 해지나 농지 반환 요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지 소유와 실제 경작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드러날 경우 토지 소유자가 임차농과의 관계를 정리하거나 농지를 처분하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는 부재지주 소유 농지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농지 소유자는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실제 경작은 지역 농민이 맡는 구조가 적지 않은 만큼 전수조사 과정에서 실경작 임차농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게 문 의원의 판단이다.
문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지 전수조사 이후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에 접수된 건수는 전국 24건으로 집계됐다. 신고 면적은 8만3947㎡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9건, 강원 2건, 경북 2건, 충남 1건 순이었다. 면적 기준으로는 경기 4만4747㎡, 전남 1만7348㎡, 강원 1만2027㎡, 경북 6860㎡, 충남 2965㎡였다. 제주지역 신고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문 의원은 제주에서 신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피해 가능성이 없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대차 관계가 구두계약에 의존하거나 지역사회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 피해를 입어도 신고를 주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의원은 "신고 건수가 적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현장에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구두계약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아 피해를 입더라도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고센터 설치만으로는 임차농의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임차농 입장에서는 신고 이후 토지 소유자와의 계약 관계가 악화되거나 향후 영농 활동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신고 이후 경작권 보호, 대체농지 확보, 분쟁 조정 같은 후속 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하는 이유다.
문 의원은 "직불금을 수령한 농지 소유자가 농지은행 위탁에 제약을 받게 되면서 임차농을 내보내거나 농지를 처분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농지 이용질서 정상화 과정에서 선의의 실경작자가 피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 투기와 불법 임대차를 바로잡기 위한 정책이다. 다만 농업 현장에서는 소유와 경작이 분리된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정책 집행 과정에서 농지를 소유한 사람과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을 구분해 보호대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문 의원은 "실경작 임차농 입장에서는 신고 이후 계약 관계가 악화되거나 향후 영농 활동에 불이익을 받을까 봐 신고 자체를 꺼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신고센터 설치보다 신고 이후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현장에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 투기를 막고 농지 이용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정책이지 선의의 실경작 농민을 위축시키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며 "정부는 계약 해지 피해 농가 보호, 대체농지 확보 확대, 친환경 농가 보호 방안 마련 등 보완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제주지역 특수성도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농지 소유 구조와 임대차 관행, 친환경 농업 기반, 고령농 현실 등이 다른 지역과 다른 만큼 일률적인 조사와 조치로는 현장 혼란을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제주 농업 현실을 고려해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가 없도록 하고, 농식품부와 함께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