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년 전 취소해도 계약금 못돌려받아"..웨딩업계 관행에 우는 예비부부들
[파이낸셜뉴스] 최근 결혼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예식장 계약 해지를 둘러싼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예식일이 1년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계약을 취소해도 수백만원대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예비부부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제보에 따르면 예비신랑 A씨는 지난해 4월 서울의 한 유명 웨딩업장과 예식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300만원을 지급했다. A씨는 결혼식이 올해 연말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예식을 약 1년 앞둔 지난해 11월 취소 의사를 전달했다. 업체 측은 계약 후 7일이 지나 취소 의사를 밝혔으므로 계약서에 따라 환불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A씨는 "예식일이 1년 가까이 남았고, 해당 일자에 업장에는 이미 다른 예식이 잡힌 만큼 사업자의 실질적 손해가 제한적인데 과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행복해야 할 결혼 준비 과정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잃게 될 수도 있어 몇 달째 불안과 스트레스 속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사건은 현재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위원회의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업체 측은 "우리 업장은 하루에 여러 차례 예식이 동시 진행되는 일반적인 웨딩홀이 아니라 공간 대관과 행사 운영 등이 결합된 복합 공간"이라며 "하루에 두 건 정도만 진행되기 때문에 예약일부터 취소까지 수개월간 해당 일자에 들어온 문의를 접수하지 못한 기회비용 등의 손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근 결혼준비 추세 상 예식장 예약은 1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진행되기 때문에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을 그대로 차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비자원 분쟁절차 과정에 돌입한 이후 현실적 조건을 반영해 50% 반환안을 제안했지만 불성립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 측은 이 같은 사항을 소비자가 알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업장은 유명 연예인 등이 식을 올리면서 유명해졌고, 웨딩계약도 통상적인 웨딩홀과 마찬가지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실질적으로 예식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분쟁해결 과정에서 예식업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소비자 귀책으로 예식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예식 예정일 150일 전까지 통보하면 계약금을 환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처럼 소비자원에 접수된 예식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지난 2021년 281건에서 지난해 720건으로 2.6배 늘었다. 올해도 지난 5월까지 108건이 접수됐다. 특히 지금까지 접수된 누계 2443건 중 계약해제·해지 및 위약금 관련 피해는 무려 81.4%(1988건)를 차지했다.
웨딩업계의 과도한 환불규정으로 인한 피해는 신혼여행·웨딩드레스 등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 C씨는 지난 2024년 결혼박람회에서 사업자와 허니문 패키지 계약을 체결했다. 당일 계약금 40만원을 지급했지만 다음날 개인 사정으로 청약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사업자는 호텔, 투어 등이 이미 예약 완료됐다며 계약금 환급을 거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계약 시 해지 위약금 및 환불 규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비해 과도한 약관이라면 주의해야 한다"며 "계약서상 글씨가 작으면 작을수록 꼼꼼하게 보는 것이 중요하고, 표준약관을 기준으로 운영하는 사업자 위주로 계약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