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반기 1000만 K관광, '한일판 솅겐'으로 더 키워야
관광객 카드지출도 첫 월 2조 돌파
양국 장벽 낮춰 공동성장판 협력을
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상반기에만 1000만명을 넘어섰다. 반기 기준 방한 외국인 1000만명 돌파는 역대 처음이다.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빠른 속도이고, 이 추세라면 사상 첫 연간 2000만명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를 홀린 K팝과 드라마, 뷰티, 푸드의 저력이 비로소 K관광 경쟁력으로 이어져 방한 수요를 끌어올린 것이다.
관광객 증가가 소비 확대로 이어진 것 역시 고무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신용카드 지출액은 지난달 월간 기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지방 공항을 통한 입국도 늘어 지난달 지방 공항 입국 외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증가했다. 관광특수가 수도권 일부 상권에 그치지 않고 지방 도시와 지역경제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K관광을 일회성 호황이 아닌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산업으로 키우는 것이 우리의 당면과제가 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5일 한일 관광협력 토론회에서 제기한 '한일판 솅겐조약' 구상은 이런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관광업계는 여권 대신 주민등록증으로 왕래하는 방안, 자국 간편결제 인프라 확대, 한일판 유레일패스, 단일 관광비자 도입 등을 제안했다. 한일 관광협력은 한일 경제연대 가운데 가장 허들이 낮고 국민이 효과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분야다. 관광협력을 단순한 민간교류나 여행편의 차원이 아니라 양국 경제의 새 성장판을 여는 전략과제로 다룰 필요가 있다.
실제로 경제적 파급효과도 작지 않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일판 솅겐조약 체결로 최대 6조7000억원의 생산과 2만7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추가 관광객 유입도 190만명에 이른다. 관광수지 개선 효과도 최대 1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제도 개선만으로 이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정부가 적극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물론 단번에 전면 시행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보안과 불법체류, 출입국 관리 시스템 연계 문제 등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하지만 논의 자체를 미룰 일은 아니라고 본다. 김포~하네다, 부산~후쿠오카, 제주~오사카 같은 특정 노선이나 단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
관광객이 실제로 체감하는 결제·교통·통역·지역이동의 불편을 함께 줄여야 효과도 커진다. 자국 간편결제 연동은 관광객의 소비편의를 높이고 지출 확대를 이끄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한국의 KTX와 일본의 신칸센, 양국 여객선을 묶은 한일판 유레일패스 도입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한일 관광협력은 경제효과를 넘어 양국 관계의 저변을 넓히는 일이다. 과거사와 외교 현안으로 양국 관계가 흔들릴 때도 국민 간 교류가 촘촘하면 협력의 복원력은 강해진다. 관광을 한국 경제의 새 성장동력이자 한일 협력의 실질적 플랫폼으로 키워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