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 날 것 같아요" 하루 9% 급락→5% 반등…현금 긁어모은 개미만 살아남는다? [개미의 세계]
[파이낸셜뉴스] #1. 직장인 J씨(37)는 지난 23일 오전 사무실에서 증권 뉴스를 보다가 눈을 의심했다. 전날(22일) SK하이닉스가 25년 7개월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1위에 오른다는 뉴스에 하이닉스를 추가로 담았는데, 하루 만에 코스피가 6% 넘게 추락하며 8500선이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 최근 '불장' 덕분에 주식 투자에 재미를 붙였다는 자영업자 B씨(51)에게 이번 주는 악몽 그 자체였다. 코스피가 5.42% 급등했다는 뉴스에 수익률을 확인하고 안도하던 B씨는 26일 서킷브레이커 발동 소식에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 B씨는 캔들이니 양봉이니 음봉이니, 차트 보는 법부터 재무제표 보는 법까지 열심히 공부했지만 종잡을 수 없는 변동성 앞에서는 다 소용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주 코스피 변동성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저리 가라였다. 월요일이었던 22일,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총 1위에 등극하며 반도체 훈풍이 계속 이어지리라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23일, 차익실현 물량과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코스피는 910.71p(9.99%) 내린 8203.84에 장을 마감해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그러다 24일에는 전날의 급락을 딛고 3%대 반등하며 8400선을 회복하더니, 25일 뉴욕증시 마이크론 어닝 서프라이즈에 장중 9000피를 잠시 탈환하고,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등 급등하다 전일 대비 459.28p(5.42%) 오른 8930.30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6일, 애플의 메모리 칩 부족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소식이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로 해석되며 매도 사이드카에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했다. 급등과 급락이 하루이틀 간격으로 반복되자 개인 투자자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롤러코스터도 이보단 덜 오르락 내리락하겠다"고 토로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에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연일 치솟고 있다. 24일에는 한국거래소가 해당 지수 공식 발표를 시작한 지난 2009년 4월 13일 이후 최고치인 94.81에 마감하기도 했다.
VKOSPI는 미래 기대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옵션가격에 내재된 정보를 활용해 산출되는 지수로, 향후 30일 동안 시장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나타낸다. 통상 코스피가 급락할 때 오르지만 상승장에서 오르는 경우에도 단기과열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보통 20~30 수준은 안정 구간, 50을 넘어가면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본다.
올해 들어 VKOSPI는 내내 극단적 공포에 몰려있다. 지난 1월 일평균 VKOSPI는 34.50으로 전월 27.63 대비 급등했고, 2월 47.13에서 3월 62.51까지 올랐다. 지난 4월에는 54.21로 주춤하는 듯했지만, 지난달 68.78로 반등했고, 이달 들어서는 83.25까지 치솟았다. 코스피가 출렁일 때마다 시장의 불안감도 커졌다는 해석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고통받는 진짜 이유는 주가 하락 자체보다 예측 불가능성에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타깃으로 한 2배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고변동성 상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지수 자체의 쏠림과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이라는 호재로 작용하는가 싶다가도, 대기업의 제품 가격 인상 발표가 나오면 수요 둔화라는 악재로 돌변하는 등 시장의 해석이 하루 만에 뒤바뀌고 있다.
이렇게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시장에서 감정적으로 소진된 개인 투자자들은 결국 가장 나쁜 타이밍에 가장 나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악순환에 갇히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따라서 변동성이 극에 달한 장세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주말 동안 계좌의 신용 가용성과 예수금 비중부터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하루에 지수가 5~6%씩 움직이는 장세에서 의지와 상관없이 주식이 강제로 매도되는 반대매매의 위험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다. 추가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담보비율을 유지할 수 있는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여유 현금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
장이 열리기 전 매수·매도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월요일 개장 이후 반도체주가 일정 비율 이상 더 빠지면 분할 매수하겠다거나, 반등 시 평단가 대비 일정 수준에서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식의 계획을 미리 세워놓는 것은 뇌동매매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