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대입 실기 못보게 해야지" 친구 시험 예약 몰래 바꾼 친구 [사건실화]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휴대전화로 대학 예약 사이트 접속해 타인 일정 잇달아 변경
범행 인정·초범·공탁 참작돼 실형 대신 집행유예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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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024년 9월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컴퓨터실. 대학 입시 실기시험을 준비하던 A씨(당시 20세)는 휴대전화로 한 대학의 시험 예약 사이트에 접속했다.

A씨가 들여다본 것은 함께 음악학원에 다니던 다른 수험생들의 예약 내역이었다. 학원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알게 된 수험번호와 이름, 생년월일을 이용해 피해자 2명의 시험 예약 화면에 들어갔다.

A씨는 피해자들이 잡아둔 실기시험 예약 내용을 잇달아 바꿨다. 예약을 변경하는 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 결과 피해자들은 해당 대학 실기시험에 응시하지 못했다.

A씨와 피해자들은 서울 마포구의 같은 음악학원 수강생으로, 2025학년도 입시에서 같은 대학 학과의 실기고사를 준비하던 사이였다. 함께 입시를 준비하던 수험생의 개인정보가 경쟁자의 시험 예약을 바꾸는 데 쓰인 것이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실제로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될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정보를 이용해 예약 사이트에 접속한 뒤 시험 일정을 직접 바꾼 경위와 수법에 비춰 범행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정당한 권한 없이 대학 실기고사 예약 시스템에 접속해 피해자들의 예약 정보를 변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3월 12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2)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법정진술과 피해자 진술, 고소장, 시험 예약 내역,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알게 된 피해자들의 정보를 이용해 시험 예약을 무단 변경했고, 그 결과 피해자들이 실제 시험에 응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A씨가 응시 무산까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범행 동기와 수법에 비춰 책임이 무겁다고 봤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 2명을 위해 각각 100만원씩 모두 200만원을 공탁한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재판부는 2004년생인 A씨의 나이와 범행 이후의 정황 등을 종합해 실형 대신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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