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호남·충청에 '반도체 클러스터·AI 데이터센터'…역대급 투자 예고[3대 메가프로젝트②]
29일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 개최 李대통령, 이재용-최태원 회장 만나 투자 조율 호남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패키징 투자도 역대급 투자 전망…김용범 "낯설 정도로 큰 규모"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균형 발전 전략'과 인공지능(AI)발 메모리 호황에 따른 대기업의 생산시설 확충 수요가 맞물리면서, 호남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첨단산업 투자가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2 반도체 클러스터와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조성을 골자로 한 초대형 투자 보따리를 풀기로 하면서, 총 400조~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이번 '메가 프로젝트'가 침체된 지방 경제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를 열고 삼성과 SK의 호남 및 충청권 투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과 2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각각 만나 투자 계획에 대한 막판 조율에 나섰다.
이번 투자 계획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안이 담길 전망이다.
당초 전력과 용수·고용 등 전반적인 인프라를 고려해 호남 지역에 반도체 후공정 시설을 조성하는 안이 거론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前) 공정 팹(Fab·공장) 건설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4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제2의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며 "조만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평택, 용인, 이천, 청주 등에 주요 반도체 팹들이 위치해 있는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용인 클러스터의 완공 시기를 더 당겨야 한다고 본다"며 "7~8년 다음 단계의 제2 클러스터 부지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AI 경쟁으로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 능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평택캠퍼스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가동을 목표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청주에 첨단 패키징 전용 팹인 'P&T7'를 건설 중이다.
생산시설 증설이 필요한 '반도체 투톱'과 정부의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이 맞물리면서 역대급 반도체 투자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AI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 되면서 패키징 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3일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후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담당하는 핵심 생산 거점인 천안사업장을 찾아 사업장 운영 현황과 생산 계획, 기술 개발 진행 상황 등을 직접 점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HBM 기술 패권을 위해 충청 첨단 패키징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SK는 충청과 부산·경남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방안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서 "29일 대국민 보고회는 정부와 기업이 노력해서 만든 반도체와 기가와트(GW) 단위 AI 데이터센터(DC) 건설, 피지컬 AI와 로봇 등 3대 분야의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에서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주도하는 핵심 계열사인 삼성SDS는 정부가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 구축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수행 중이며 국내외에 AI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과 SK의 이번 투자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팹 1기 건설을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에만 최소 60조원이 든다.
고가의 장비 등을 포함하면 100조원이 소요되는 만큼 양사의 투자 규모가 400조~500조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1GW급을 조성하려면 70조~80조원이 필요하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번 첨단산업 프로젝트 투자 규모에 대해 "보고회에서 발표될 숫자는 많은 국민에게 낯설 정도로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숫자들이 워낙 커서 '이게 진짜냐' 하는 논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남 반도체 제2 클러스터 조성이 가시화되자 충청과 경상 등 타 지역에서는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에서는 "정치적 계산으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적 고려 없이 오직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나 전당대회 같은 눈앞의 정치적 계산에만 매몰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무리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재명 정권이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 전당대회 총알로 쓰기 위해 삼성·SK 총수를 줄줄이 불러들여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지으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산업용지를 3.3㎡(평)당 1000원에 공급하는 방안을 내놨고, 충청권에서는 호남 지역 공업 용수 부족시 대청댐 물을 끌어오겠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반발이 일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낡은 정치가 또 미래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며 "기업이 시장 논리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면, 정부는 이를 지원한다. 정부는 기업 결정의 성공을 위해 전폭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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