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스님 "생각이 바뀌어야 입맛이, 입맛이 바뀌어야 몸이 바뀝니다"
서울국제도서전 '선재 스님, 나를 살리는 음식들' "몸과 음식 공부해야…발효가 가장 완벽한 음식"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선재스님은 몸에 맞는 음식을 알고 먹는 것이 건강한 삶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선재스님은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프로그램 '선재 스님, 나를 살리는 음식들'에서 몸과 음식에 대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음식은 몸뿐 아니라 삶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도서전에 맞춰 출간한 신간 '나를 살리는 음식들'(나무의마음)은 선재스님이 15년 만에 펴낸 레시피북이자 에세이다. 1980년 출가한 뒤 1994년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고 발효음식으로 건강을 회복한 경험, 사찰음식을 연구하며 몸과 마음을 살리는 음식에 대해 쌓아온 생각을 담았다.
선재스님은 "사실 저는 수행자이지 요리사가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은 그는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상태"라는 말을 들었다. 어머니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1년 동안 기도하며 음식에 집중했고, 이후 "나 같은 환자를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음식 수행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봉은사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배와 무 하나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땅과 햇빛, 물과 바람, 농부의 손길에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집에 김치가 없다는 아이의 말을 계기로 부모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요리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수라간 궁녀였던 외할머니에게 배운 음식과 나눔의 가치를 이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재스님은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몸과 음식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각이 바뀌어야 입맛이 바뀌고, 입맛이 바뀌어야 몸이 바뀝니다. 누구에게는 좋은 음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몸에 맞는 음식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음식은 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물에 돌을 던지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미역도 파래도 따고 싶은데 물이 흔들리면 못 따죠. 물결이 고요히 가라앉으면 어디 있는지 보고 금방 가서 따올 수 있습니다. 그게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심장이 빨리 뛰고,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몸에 열이 오른다며 스님들이 오신채를 멀리하고 아침 공양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음식과 몸의 관계에서 찾았다.
참가자들이 요리를 할 줄 모르거나 스트레스로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다고 고민을 털어놓자, 선재스님은 자신을 위해 음식을 해 먹는 법을 배우라고 권했다. 아침에는 갓 지은 밥과 김칫국물이라도 먹고, 단맛을 줄이며, 아침은 맑게·점심은 충분히·저녁은 가볍게 먹는 습관을 제안했다.
또 제철 식재료와 간장·된장·김치 같은 발효음식을 자주 먹으라고 당부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힘들어지면서 모든 강의를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저는 김치만 가르쳐요. 김치만 잘 먹어도 돼요. 가장 완벽하고 좋은 음식은 발효에요. 유네스코에 올라간 김장과 장 문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또 자주 먹나요?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를 지켜주세요."
선재스님은 생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여러분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존재입니다. 꿀벌과 나를 비교하면 누가 더 훌륭할까요. 당연히 내가 더 낫죠. 그런데 우리는 꿀벌에게 배워야 합니다. 꿀벌은 꽃에서 꿀을 딸 때 꽃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줍니다. 우리는 자연에서 생명을 취할 때 그랬는지 생각해 봐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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