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짐 쌀지도 모르는데… 하늘만 쳐다보는 홍명보호의 서글픈 '마지막 훈련' [2026 월드컵]
웃음기 싹 지워진 멕시코 사포판 훈련장… 내일 귀국행 비행기 탈지도 모르는 '슬픈 예열'
"기회만 주면 미친 듯 뛰겠다" 독기 품었지만… 1%의 오차도 용납 안 되는 잔인한 운명의 주사위
[파이낸셜뉴스] 이토록 서글프고 잔인한 훈련이 또 있을까. 당장 내일 아침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벼랑 끝. 하지만 선수들은 묵묵히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어쩌면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마지막 훈련이 될지도 모르는 홍명보호의 예열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비장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25일,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직행할 수 있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A조 3차전에서 0-1 충격패를 당한 충격파는 컸다. 조 3위(승점 3)로 곤두박질친 한국은 자력 진출이라는 화려한 밥상을 제 발로 걷어찬 채, 남의 나라 경기 결과에 목숨을 구걸해야 하는 처절한 신세로 전락했다.
전날 꿀맛 같은 휴식으로 무너진 멘탈을 추스른 태극전사들이지만, 다시 모인 훈련장의 공기는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취재진에게 공개된 초반 15분, 선수들의 얼굴에서 웃음기는 완벽하게 지워져 있었다. 그저 앞뒤 달리기와 공중볼 처리 등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기합을 내지르는 소리만이 훈련장의 적막을 찢을 뿐이었다.
경기를 뛸 수 있을지 없을지조차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그저 몸을 끌어올려야만 하는 처절한 아이러니. 기회만 주어지면 그라운드에 뼈를 묻겠다며 독기를 품은 선수들의 땀방울이 못내 안타깝고 슬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현재 한국의 생명줄은 와일드카드(조 3위 상위 8개 팀) 커트라인인 '8위'에 간당간당하게 걸쳐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날 벌어지는 J조와 K조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뿐이다.
한국이 짐을 싸지 않으려면 J조의 오스트리아가 알제리를 잡거나, 알제리가 2골 차 이상으로 압승을 거둬야만 한다. 또한, K조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이 반드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해야만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지 못한 대가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쓰라리다. 오스트리아와 우즈베키스탄의 선전을 두 손 모아 기도하며 묵묵히 땀방울을 흘린 태극전사들. 과연 이 눈물겨운 훈련이 시애틀(32강 개최지)로 향하는 기적의 발판이 될지, 아니면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전 허무한 마침표로 남게 될지. 운명의 시간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