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소년범 '참교육'했다…항소심 재판부, 집단 성폭행 소년범들에 "가해자가 전학 갔어야"
[파이낸셜뉴스] 피해자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피해자를 전학시킬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전학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
재판장은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성착취물을 촬영·소지한 혐의로 기소된 소년범들을 향해 피해자 보호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박운삼)는 지난 2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소년범 5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 검사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주범인 A군과 B군의 형량을 높였다.
A군은 1심의 징역 장기 4년·단기 3년에서 장기 5년·단기 4년으로, B군은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에서 장기 3년·단기 2년으로 각각 형이 가중됐다. 나머지 3명은 원심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재판장은 "피해자와 지인 사이의 통화 내용, 문자메시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녹취록, 사건 당시 녹음 내용, 피해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유죄를 인정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사건 이후 겪은 고통을 언급하며 "전학을 갔지만 소문이 퍼져 결국 자퇴했고, 현재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정상적인 생활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겼고, 비록 어린 소년이라 할지라도 그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재판장은 학교폭력 피해자 보호 방식에 대해서도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요즘 '참교육'이라는 드라마가 유행이라고 한다"며 "이 사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 없고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피해자를 전학시킬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전학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왜 피해자는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가해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해야 했느냐"고 지적했다.
박 재판장은 또 "법원이 선고한 형을 마친 뒤에도 A군과 B군은 피해자보다 사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언급하며 피해자의 회복이 더욱 어려운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다만 재판부는 형량을 크게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재판장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였지만 형을 아주 큰 폭으로 올리지는 않았다"며 "피고인들이 소년이라는 점이 형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데 발목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