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4대 금융지주 반기 최대 실적 기대감… 하반기 복병은 고환율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상반기 순익 10조8949억 전망
은행·증권 쌍끌이로 역대급 호조
리스크로 떠오른 1500원선 환율
자본비율·대출여력 압박 우려

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경영 환경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자본비율과 대출 여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4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5조566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0조894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5% 늘어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금융지주별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는 KB금융 3조6346억원, 신한금융 3조1717억원, 하나금융 2조4596억원, 우리금융 1조5269억원이다.

실적 호조는 은행과 증권의 쌍끌이 효과가 컸다.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에서도 높은 대출금리와 안정적인 순이자마진(NIM)을 바탕으로 은행권의 이자이익이 견조하게 유지됐다. 여기에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심리 회복으로 증권 계열사의 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트레이딩 손익이 개선됨에 따라 비은행부문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5일 이후 줄곧 1500원선을 웃돌고 있으며, 이달 5일 야간거래에서는 달러당 1560원을 넘기도 했다.

고환율은 금융지주 실적에 단순한 외화환산손실 이상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우선 은행이 외화차입금을 차환하거나 새로 조달할 때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달러 조달 여건이 나빠지면 해외 차입 가산금리와 스와프 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외화대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수출입 기업이나 해외 사업을 하는 기업에 공급하는 외화자금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다.

자본비율 측면의 부담은 한층 더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금융지주가 보유한 외화대출, 해외법인 자산, 외화 유가증권 등의 달러 기준 규모가 그대로여도 환율이 오르면 원화 환산액은 커진다. 이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CET1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여력을 가르는 핵심 지표인 동시에 대출 성장 여력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고환율은 대출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지주는 대출을 순이익만 보고 늘리는 것이 아니라 CET1과 RWA 한도 안에서 자산 성장을 조절한다. 환율 상승으로 RWA가 불어나면 기업대출, 해외대출, 비은행 자회사 투자 등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에 배정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화 자산과 부채를 균형 있게 관리하고 있어 환율 변동이 실적이나 건전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고환율이 길어질 경우 외화 조달 비용이 늘고, 자본비율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어 대출을 늘리는데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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