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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은 조용했는데"…베네수엘라 강진서 빛난 구글 '지진 경보' [영상]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11억4000만명에 최대 2분 전 '지진' 경보 전송
20억대 스마트폰이 만든 '세계 최대 지진 감지망'
정부 경보망 없는 국가선 사실상 유일한 안전망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베네수엘라에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구글이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구축한 지진 경보가 땅이 흔들리기 몇 초 전에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에 전송되는 순간이 담겨 있다. /사진=레딧 캡처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베네수엘라에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구글이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구축한 지진 경보가 땅이 흔들리기 몇 초 전에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에 전송되는 순간이 담겨 있다. /사진=레딧 캡처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베네수엘라에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구글이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구축한 지진 경보가 땅이 흔들리기 몇 초 전에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에 전송되는 순간이 담겨 있다. /영상=레딧 캡처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베네수엘라에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구글이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구축한 지진 경보가 땅이 흔들리기 몇 초 전에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에 전송되는 순간이 담겨 있다. /영상=레딧 캡처

[파이낸셜뉴스] 거실에 있던 남성이 뒷주머니에 있던 스마트폰을 꺼낸다. 화면에 뜬 내용을 확인한 남성은 다급히 딸의 방으로 달려가더니 딸과 함께 밖으로 나간다.

잠시 후, 조명이 흔들리더니 응접실 전체가 흔들린다.

규모 7.5의 강진이 덮친 베네수엘라에서 수억 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지진이 시작되기 수초 전 경보를 받았다. 이 남성도 안드로이드 폰에 울린 알람 덕에 딸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반면 인근의 아이폰은 별다른 알림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글의 스마트폰 기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휴대전화가 '지진계' 역할…3초 만에 P파 감지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24일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규모 7.2와 7.5의 강진 당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약 11억4000만명에게 지진 경보를 발송했다. 이용자들은 지역에 따라 수초에서 최대 2분 전 경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수도 카라카스에 거주하는 호세 플로레스는 가족과 영화관으로 향하던 중 아내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갑자기 큰 경보음이 울렸고, 약 6초 뒤 실제 지진이 시작됐다고 NYT에 전했다.

그는 "처음 받아보는 경보라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며 "베네수엘라는 도로가 워낙 울퉁불퉁해 처음에는 그냥 길이 흔들리는 줄 알았다. 가로등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서야 지진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구글의 지진 경보 시스템은 전 세계 20억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하나의 거대한 지진 관측망으로 활용한다.

핵심은 스마트폰 화면 회전에 사용되는 가속도 센서다. 휴대전화가 탁자나 바닥처럼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 있을 경우 지면의 미세한 진동을 감지해 데이터를 구글 서버로 전송한다.

지진은 빠르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P파가 지나간 뒤 느리지만 파괴력이 큰 S파가 뒤따르는 구조다.

구글은 여러 스마트폰이 동시에 P파를 감지하면 이를 실제 지진으로 판단해 발생 위치와 규모를 계산한 뒤 S파가 도착하기 전에 경보를 발송한다.

구글 지진경보 시스템 개발을 맡은 수석 엔지니어 마크 스토가이티스는 "첫 번째 지진의 P파를 휴대전화들이 3초 만에 감지했고, 다시 6초 뒤 시스템이 지진을 확인해 첫 경보를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규모 7.2 지진 이후 약 40초 만에 규모 7.5의 더 강한 지진이 발생하자 시스템은 규모와 위험지역을 실시간으로 다시 계산해 추가 경보를 발송했다.

이번 지진에서는 가장 위험한 지역 주민들에게 발송되는 최고 등급인 '즉시 행동(Take Action)' 경보만 약 140만건이 전송됐다.

정부 경보망 없는 국가선 '생명줄'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베네수엘라에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이 올라왔다. 이발소 안에 있던 사람들이 구글의 지진 경보 문자를 받은 뒤 신속히 대피하는 모습. /사진=레딧 캡처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베네수엘라에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이 올라왔다. 이발소 안에 있던 사람들이 구글의 지진 경보 문자를 받은 뒤 신속히 대피하는 모습. /사진=레딧 캡처

베네수엘라는 우리나라처럼 국가 차원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

폰아레나는 안드로이드의 크라우드소싱 방식 경보 시스템이 베네수엘라에서 사실상 유일한 조기경보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반면 아이폰은 자체적으로 지진을 감지하는 네트워크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짚기도 했다.

아이폰은 정부 기관이 발령한 재난 경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어서 베네수엘라처럼 국가 경보 시스템이 없는 지역에서는 별도의 알림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폰아레나는 "베네수엘라 강진 당시 안드로이드폰은 지진 전에 경보를 울렸지만 인근 아이폰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며 "구글이 구축한 스마트폰 기반 지진 감지망이 차이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2021년 뉴질랜드와 그리스를 시작으로 안드로이드 지진 경보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현재는 98개국 이상에서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약 25억명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누적 경보 발송 건수는 7억9000만건을 넘어섰다.

다만 구글은 이 기술이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발생한 지진의 초기 진동을 감지해 파괴적인 흔들림이 도착하기 전에 경고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스토가이티스는 "몇 초의 여유만 있어도 사람들은 탁자 아래로 몸을 피하거나 창문에서 멀어지는 등 생명을 지킬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로레스 역시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이제는 경보의 의미를 알게 됐다"며 "미리 알려준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마치 지진을 미리 예측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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