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視角] 검색 이후의 네이버
네이버 앱의 검색창 아래 8년 동안 자리 잡고 있던 초록색 원형 버튼 '그린닷'이 사라지고, AI탭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수많은 이용자들이 세상을 탐색하던 출발점이었던, 모바일 시대 네이버의 상징 아이콘이 교체된 것이다. 단순한 사용자환경(UI) 개편처럼 보이지만, 이 변화는 검색 서비스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네이버의 답변을 담고 있다.
사실 네이버의 역사는 검색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뉴스도, 쇼핑도, 콘텐츠도 결국 초록 검색창을 통해 연결됐다. 사용자가 궁금한 것이 생기면 검색창을 열고 답을 찾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네이버는 그 중심에 있었다. 그린닷은 그 위상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이용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음식점을 찾을 때도, 여행을 계획할 때도,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먼저 찾는 사용자가 빠르게 늘었다. 여러 링크를 열어 비교하는 대신 AI의 답변을 받아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보 검색의 순서만 바뀐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예전에는 검색 후 정보를 얻고 행동했다면, 이제는 AI에 질문하고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험이 익숙해지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 서비스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생성형 AI가 정보 제공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검색 시장의 경쟁은 이제 누가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누가 사용자의 다음 행동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네이버의 선택도 다르지 않다. 다만 더 큰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이 이미 갖춘 생태계를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AI탭의 기능들을 보면 명확해진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음식점을 찾으면 지도와 연결되고, 예약 가능한 시간이 즉시 표시되며, 실제 예약까지 한 앱 내에서 완결된다. 네이버가 부르는 '실행형 AI 에이전트'란 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정보가 실제 행동으로 자동 연결되는 경험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가 공개한 베타서비스 결과는 이런 전략이 실제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를 대상으로 약 2개월간 베타서비스로 운영한 AI탭은 누적 사용자 400만명을 넘어섰다. 더욱 주목할 점은 AI탭 이용이 증가할수록 쇼핑과 지도 서비스로 이어지는 전환율도 함께 상승했다는 것이다. 단순한 정보 검색에서 실제 구매와 거래행동으로 연결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는 네이버의 전략이 단순히 새로운 기능 추가가 아니라 기존 플랫폼의 가치를 AI로 통합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증명한다.
네이버가 다른 글로벌 경쟁사와 다른 출발선에 서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평균 5000만명이 찾는 네이버 메인은 국내 최대 디지털 접점이다. 검색, 쇼핑, 지도, 예약, 콘텐츠가 이미 하나의 생태계로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강남에서 저녁 모임 장소를 찾아줘" "내일 저녁 8시에 3명 예약 가능한 서순라길 와인바 추천해줘" 등의 질문이 단순한 추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예약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셈이다.
앞으로 네이버는 부동산 추천, 건강 관리 등 더 많은 기능을 AI탭에 추가할 계획이다. 모두 같은 맥락이다. AI 시대 검색 경쟁이 '정보량'에서 '행동 연결'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중요한 관건은 네이버의 AI탭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제 거래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자를 연결하고, 그것이 수익화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지느냐 하는 점이 될 것이다. AI탭이 AI 시대 네이버를 상징하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yjjoe@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