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튀르키예 정조준...이스라엘 '아르메니아 학살' 첫 공식 인정
연립정부 만장일치 결의...150만명 희생 '제노사이드' 인정
하마스 감싼 튀르키예와 갈등 격화 속 나온 결정
100년 넘게 외면했던 역사 뒤집어...외교 지형 변화
"시장 줄어든다"...이스라엘·튀르키예 관계 추가 냉각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가 100여년 동안 논란이 이어져 온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그동안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집단학살'이라는 표현을 피해왔던 이스라엘이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하마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튀르키예를 겨냥한 외교적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 CN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연립정부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을 공식 인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엑스(X)에 "내가 발의한 아르메니아 학살 인정 결의안에 만장일치로 찬성해준 정부 각료들에게 감사한다"며 "이스라엘은 역사적 진실을 인정하고 이를 부정하려는 시도를 거부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한 국가들의 대열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별도 영상 성명에서도 "100여년 전 벌어진 끔찍한 학살은 약 1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문화유산을 파괴했다"며 "옳은 일을 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은 집단학살의 주체로 튀르키예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1915~1923년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을 조직적으로 학살했다는 국제사회의 시각을 사실상 받아들인 것이다.
다수 역사학자는 당시 약 150만명의 아르메니아인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튀르키예는 이를 '1915년 사건'으로 규정하며 전쟁 중 발생한 쌍방 충돌의 결과였다고 주장한다. 희생자 수도 약 30만명 수준이라고 반박하며 '제노사이드'라는 표현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튀르키예와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 이 사건을 공식적으로 집단학살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튀르키예 정부가 하마스를 적극 옹호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다. 이후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문제도 양국 간 외교 공방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지난해 8월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왜 아르메니아인 제노사이드를 인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했던 것 같다", "내가 방금 했다"고 답하며 집단학살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이스라엘은 미국과 프랑스, 독일, 러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을 공식 인정한 30여개 국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튀르키예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냉각된 양국 관계가 한층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