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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오션重, 군산조선소 '완성선 건조' 물꼬 텄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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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 선주와 11만4000t급 탱커 4척 건조의향서 체결
2017년 완성선 건조 중단 이후 9년 만의 쾌거
본계약 성사되면 '완전 부활' 시동
7800억원 규모 자산 양수도 본계약 이은 첫 신조 성과
지역경제 회복 기대감 고조

제이오션중공업이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11만4000t급 원유·석유제품운반선과 동일 탱커선. 제이오션중공업 제공
제이오션중공업이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11만4000t급 원유·석유제품운반선과 동일 탱커선. 제이오션중공업 제공

[파이낸셜뉴스] 군산조선소의 새 주인이 될 제이오션중공업이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짓기도 전에 선박 건조의향서를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본계약 체결로 이어질 경우 군산조선소는 가동 중단 이후 9년 만에 완성선 건조 기지로 부활하게 된다. 조선업계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오션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와 11만4000t급 원유·석유제품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 의향서는 2017년 7월 마지막 인도를 끝으로 군산조선소의 완성선 생산이 멈춘 지 약 9년 만에 거둔 성과다.

군산조선소는 1조2000억원이 투입돼 2010년 3월에 문을 연 국내 굴지의 대형 조선소다. 국내 최대 규모인 길이 700m·폭 115m의 건조 도크와 세계 최대 수준인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갖췄다. 25만t급 선박을 동시에 여러 척 건조할 수 있는 초대형 생산 기지로 평가받는다. 도크 길이만 보더라도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642m)와 삼성중공업 거제(640m)를 능가하는 규모다.

그러나 2015년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조선업 불황으로 일감이 급감하자, HD현대중공업은 2017년 7월 11만4000t급 정유운반선을 마지막으로 인도한 뒤 군산조선소의 완성선 건조를 전면 중단했다. 당시 5000여 명에 달하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86개 협력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 이듬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까지 겹치면서 군산은 '한국판 말뫼의 눈물'로 불릴 만큼 지역경제의 양대 축이 무너지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군산조선소는 2022년부터 울산조선소에 납품하는 선박 블록 생산 기지로 명맥을 이어 왔으나, 완성선 건조와는 거리가 먼 '반쪽짜리 블록 공장'에 머물렀다.

전환점은 지난 26일 마련됐다. HJ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설립한 제이오션중공업은 이날 HD현대중공업과 7800억원 규모의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 및 사업협력 본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양측은 지난 3월 합의각서(MOA)를 맺은 뒤 약 3개월간 현장 검증과 실사를 진행했으며, 올 연말께 자산 양도가 이뤄지면 본격적인 생산 준비에 나서 2027년 공정 돌입, 2028년 첫 완성선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이오션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3월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과 HD현대중공업이 합의각서를 맺은 이후부터 건조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군산조선소에 완성선 수주잔량이 없어 납기가 빠른 데다 초대형 선박 건조가 가능해 글로벌 선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이번 건조의향서 대상 선박은 HJ중공업이 개발한 11만4000t급 원유·석유제품운반선이다.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강화한 차세대 선형으로 평가받는다. 원유(Crude Oil)뿐 아니라 다양한 석유제품(Product Oil)까지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돼, 시장 상황과 화물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를 통해 해운사는 운항 효율성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최신 선형과 고효율 추진 기술을 적용해 기존 동급 선박 대비 약 10% 이상의 연료 절감 효과를 갖춘 친환경 선박으로 설계됐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7년부터 총톤수 5000t 이상 국제항해 선박을 대상으로 강화된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을 적용하고 탄소 부담금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환경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연료 절감형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글로벌 선사들의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이번 선형의 시장 경쟁력도 한층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건조의향서가 본계약 체결로 이어질 경우 군산조선소의 완성선 건조 재개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 건조가 본격화되면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는 물론, 지역 기자재 업체와 협력사들의 가동률도 동반 상승해 조선업 생태계가 가동 중단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가동 중단 직전 군산조선소의 연간 수출액은 8500억원 규모로 군산시 전체 수출의 20%, 지역경제 비중으로는 25%를 차지했던 만큼, 정상화에 따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군산조선소 인수에 결정적 역할을 한 차정훈 회장이 전북 연고 기업인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차 회장은 한국토지신탁을 이끄는 인물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통해 옛 한진중공업을 인수해 HJ중공업으로 재편한 바 있다. 부산 영도조선소에 이어 군산조선소까지 생산 기지를 확대하며 조선 사업 외연을 넓히고 있다. 도크 규모 제약으로 대형 선박 건조에 한계가 있던 영도조선소와 달리, 초대형 도크를 갖춘 군산조선소를 확보함으로써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의 길도 열렸다. 지역사회에서는 군산조선소가 전·후방 산업을 아우르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제이오션중공업 관계자는 "오랜 시간 군산조선소의 부활을 믿고 지지해 준 군산 시민과 전북도민의 성원 덕분에 다시 한번 완성선 건조의 닻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군산조선소를 글로벌 친환경 선박 생산의 핵심 기지로 키워 지역경제와 대한민국 조선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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