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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넘어 '글로벌 임상 완주' 아리바이오 K바이오 새 이정표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13개국 230개 기관서 치매 신약 3상 투약 종료
국내 바이오벤처로는 처음으로 독자 완주 사례
임상 오는 9~10월 글로벌 탑라인 발표할 예정

기술수출 넘어 '글로벌 임상 완주' 아리바이오 K바이오 새 이정표

[파이낸셜뉴스] 국내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빅파마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을 자체 역량으로 마무리하며 국내 신약개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기술을 해외에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임상을 직접 수행한 뒤 상업화까지 추진하는 새로운 개발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아리바이오는 29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POLARIS-AD)에서 마지막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2022년 12월 미국에서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한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이번 임상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반으로 한국과 미국, 캐나다, 유럽, 중국 등 13개국 230개 임상시험기관에서 진행됐다. 총 1535명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등록됐으며 이 가운데 1348명이 52주 투약을 모두 마쳤다.

업계에서는 임상 종료 자체보다 국내 바이오벤처가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운영·관리하는 역량을 입증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후보물질을 초기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아리바이오는 후기 임상을 직접 수행하면서 글로벌 개발의 핵심 역량을 확보했고, 권역별 상업화 전략까지 병행하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했다.

특히 장기간 진행되는 알츠하이머병 임상에서 중도 탈락률이 12.2%에 그친 점도 주목된다. 본 임상을 마친 환자의 95.5%가 추가 1년 연장시험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1250명 이상이 장기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이어가게 됐다.

높은 복약 순응도와 환자 참여율은 향후 상업화 과정에서도 경쟁력을 높여줄 지표로 평가된다.

AR1001은 기존 항체 치료제와 달리 경구 복용이 가능한 저분자 치료제다. 뇌혈류 개선과 신경세포 보호, 뇌 염증 감소,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 억제 등 여러 기전을 동시에 겨냥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맥주사 방식 치료제와 비교해 환자의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의료기관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상업화 준비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회사는 AR1001 알츠하이머병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국과 중국, 중동·북아프리카, 아세안 지역 등을 포함해 총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판권 계약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 일본 시장까지 포함한 사업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임상 종료를 계기로 아리바이오는 후속 중추신경계(CNS)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루이소체 치매 치료제 'AR1005'를 비롯해 전자약과 면역 기반 백신 플랫폼 개발에도 글로벌 임상 수행 경험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병건 아리바이오 특별고문은 "국내 바이오벤처가 단순한 기술수출을 넘어 글로벌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직접 주도하는 모델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제는 임상 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증명할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알츠하이머병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적으로 완주한 것은 환자와 의료진, 연구진, 임직원, 파트너들이 함께 만든 성과"라며 "앞으로 데이터 분석을 정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올가을 공개될 탑라인 결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아리바이오는 현재 데이터 클리닝과 데이터베이스 잠금(Database Lock), 통계 분석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9~10월 탑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국내 최초의 글로벌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탄생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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