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급등에 개인 '실탄' 156조…조정장 버팀목 되나
차익실현 자금 사상 최대
키옥시아 수익·배당금까지 더해 저가매수 여력 커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대기자금도 16조4477억엔(약 156조439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주가가 하락할 때 저가 매수에 나서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을 감안하면 향후 증시 조정 시 하방을 떠받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투자신탁협회 집계 기준 지난 5월 말 머니리저브펀드(MRF) 잔액은 16조4477억엔으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 2월(16조7765억엔)에 육박했다.
MRF는 증권계좌에 입금하거나 주식을 매도한 현금이 일시적으로 운용되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개인투자자의 대표적인 매수 대기자금으로 꼽힌다.
최근 일본 증시에서는 차익실현과 재투자를 반복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회전매매도 활발해지고 있다. SBI증권의 이소가이 슌스케 디지털영업부장은 "주식을 팔아 수익을 확정한 뒤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서는 6월 셋째 주 개인투자자의 매수·매도 거래대금이 모두 주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이후 이달 26일까지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38%, 토픽스(TOPIX)지수는 16% 상승했다.
주가 상승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실현 수익도 크게 늘었다. 마쓰이증권에 따르면 올해 1~5월 고객 1인당 평균 실현이익은 80만엔(약 761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평균(55만엔)을 이미 45%가량 웃돌았다.
특히 AI 반도체 대표주인 키옥시아홀딩스가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키옥시아를 거래한 투자자의 지난 5월 평균 실현이익은 236만엔(약 2245만원)에 달했다.
시장조사업체 퀵(QUICK)이 인터넷증권 5곳을 집계한 결과 5월 말 기준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보유잔액 순위에서도 키옥시아는 1004억엔(약 9551억원)으로 7위에 올랐다. 도쿄에 거주하는 80대 개인투자자는 "키옥시아 투자 수익으로 금융자산이 1억엔을 넘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의 투자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도쿄·나고야 증권시장의 신용매수 잔고 평가손익률은 지난 19일 기준 1.47%를 기록했다. 신용거래 평가손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아베노믹스 장세였던 2013년 5월 이후 약 13년 만이다.
일반적으로 신용거래는 수익이 난 종목은 빨리 팔고 손실 종목은 오래 보유하는 경향이 있어 평가손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당금도 개인투자자의 투자 여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필립증권은 3월 결산 상장사의 기말 배당금 지급이 29일 정점을 맞아 토픽스 구성 기업 240곳이 약 3조엔을 투자자에게 지급할 것으로 추산했다. 노무라증권은 2026회계연도 전체 배당금이 전년보다 14% 늘어난 22조3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25일 사상 최고치인 7만2366을 기록한 뒤 AI·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과 신규 매수세가 맞부딪히며 큰 폭의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도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투자 수익성 우려가 제기되면서 나스닥지수가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조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사상 최대 규모로 쌓인 개인투자자들의 대기자금이 저가 매수로 이어지면서 일본 증시의 하방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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