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살해 예고'까지 떴다…홍명보 감독 사퇴에도 민심 '폭발'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남아공전 졸전 충격에 '살해 예고'까지
온라인 뒤덮은 경질·사퇴 여론 확산
"무릎 꿇고 떠나라" 붉은악마도 폭발
'출입금지안내문'…국민청원도 수면 위로
91% 진출 확률 깨진 황금세대 탈락에 허탈
클린스만 논란 상기…근본적 쇄신 요구 비등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을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을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이 무산되자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분노가 확산하는 가운데 홍 감독의 사퇴 발표에도 대한축구협회의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9일 네이버 검색어트렌드에 따르면 '홍명보 경질' '홍명보 사퇴'를 클릭한 지수는 홍명보호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에서 졸전 끝에 0-1 패배를 거둔 지난 25일 최고치(100)를 기록했다. 국민 실망감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평소 클릭 지수가 1~30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남아공전 졸전 직후 홍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난 여론이 거센 배경에는 역대급 스쿼드를 보유하고도 무기력하게 패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정상급 리그에서 활약하는 '황금세대'가 건재했던 만큼 국민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1일 축구 통계전문업체 '옵타'는 멕시코전 패배에도 한국의 32강 진출 가능성을 91.22%로 예측하며 토너먼트행을 기정사실로 했다. 유리했던 지표를 쥐고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자, 축구계 안팎에선 대표팀 운영 전반의 신뢰도가 바닥을 쳤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분노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며 과열 양상을 보이는 상황이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는 홍 감독이 귀국하는 시점에 맞춰 인천공항에서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살해 예고' 글까지 게시됐다. 경찰은 살인 예고 글에 대해 협박 등 혐의를 적용해 작성자를 추적할 방침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팬들의 분노는 단체 행동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응원단 '붉은악마'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마지막 순간까지 사죄와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끝까지 대한민국 축구팬을 유린한 홍명보 감독은 더 이상 대한민국 축구인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며 "국민 모두 앞에 무릎 꿇고 축구계를 영원히 떠나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남아공전 패배 당일인 지난 25일엔 홍 감독의 즉각 경질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홍 감독이 선임 과정부터 수많은 의혹과 절차적 결함 속에 출발했다"면서 "부정하게 선임된 감독 체제 아래에서 선수들의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했기에 책임을 묻고자 홍 감독의 즉각적인 경질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일상에서의 반발 기류도 뚜렷하다. '홍명보 출입 금지' '홍명보 탑승 금지'라고 적힌 편의점과 시내버스 사진이 급속도로 공유됐다. 전북 김제의 한 음식점은 지난 26일 '오늘부터 차후 별도 공지 전까지 홍 감독의 출입을 단호히 금지한다'고 적은 안내문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1

일각에선 대한축구협회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발 논란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고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024년 2월 대한축구협회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를 계기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전격 경질한 바 있다. 애초 그의 계약 기간은 2026년 7월 북중미 월드컵 종료까지였으나 전술 역량 부족은 물론 잦은 해외 체류로 '재택근무 논란'을 빚으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홍 감독을 전격 선임했지만 감독 후보를 검증하고 추천해야 할 전력강화위원회 내부에서조차 홍 감독의 내정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폭로하면서 선임 과정의 밀실 행정과 불투명성을 둘러싼 거센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홍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다음 날인 29일(한국시간) 오전 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이었던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24년 7월 8일 선임된 홍 감독의 임기는 오는 2027년 1월 열리는 2027 아시안컵까지였으나 반년가량 앞당겨 마감됐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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