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서 먹은 민물회가 암 부른다" 여름철 간흡충 감염 주의보
간흡충, WHO 지정 1군 발암물질
만성 염증 거쳐 담도암 위험 높여
초기 증상 거의 없어 조기 발견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강과 계곡을 찾는 피서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민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섭취할 경우 간흡충 감염으로 이어져 담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담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민물고기 생식 문화가 일부 남아 있는 국가로, 간흡충 감염과 연관된 담도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간흡충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생물학적 발암물질로, 감염 시 담관에 기생하면서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장기간 방치하면 담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29일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는 "담도암은 국가와 지역에 따라 발생률 차이가 큰 암으로 간흡충 감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민물고기를 생식하는 문화가 남아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담도암은 국내 암 발생 순위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치명률이 매우 높은 암으로 꼽힌다. 현재 5년 생존율은 30% 안팎에 머물고 있으며, 간흡충 감염 외에도 B형·C형 간염, 담석증, 만성 담도염, 흡연, 비만 등이 복합적인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담도는 몸속 깊은 곳에 위치해 일반적인 건강검진으로 이상을 확인하기 어렵고,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 흔한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특히 황달이나 짙은 소변 색깔 변화가 나타났다면 이미 병이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담도암은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가 전체의 30~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담도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암의 위치에 따라 간 절제술이나 췌십이지장 절제술 등이 시행되며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복강경과 로봇수술이 확대되면서 환자의 회복 부담은 줄었지만, 암의 특성상 주변 간과 췌장, 주요 혈관으로 전이가 빨라 조기 진단 여부가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간흡충 감염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민물고기는 반드시 충분히 익혀 먹고 민물회나 덜 익힌 민물고기 요리는 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박 교수는 "만성 간질환이나 담석증이 있는 환자는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담도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며 "금연과 절주, 적정 체중 유지 등 건강한 생활습관도 담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여름철 피서를 즐기기 위해 찾은 강과 계곡에서의 한 끼 식사가 장기적인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는 만큼 민물고기 섭취 시에는 '반드시 익혀 먹는다'는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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