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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장악 제동…대법 "리사 쿡 해임 안돼"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사진=뉴시스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장악 시도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독립 규제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 권한은 대폭 인정하면서도 연준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당분간 허용하지 않았다.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사실상 재확인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연방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할 권한이 당장은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5대4 의견으로 쿡 이사의 해임을 막은 하급심 결정의 효력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쿡 이사는 해임의 적법성을 다투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연준 이사직을 계속 수행하게 된다.

다만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연준 이사를 해임할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다수 의견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작성했으며 브렛 캐버노 대법관과 진보 성향의 엘레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이 동참했다. 나머지 보수 성향 대법관 4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 9개월 전 쿡 이사를 해임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연준 이사 취임 전 모기지 사기 의혹에 연루됐다고 주장하며 해임을 추진했다. 해당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 청장이 제기했다. 하지만 연방지방법원에 이어 대법원까지 해임 효력을 정지하면서 쿡 이사는 지금까지 이사직을 유지해왔다.

시장에서는 모기지 사기 의혹보다 통화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해임 추진의 본질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쿡 이사와 주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연준에 지속적으로 요구한 금리 인하에 쿡 이사가 동조하지 않은 것이 실제 해임 배경이라고 주장해왔다.

연방준비제도법은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정당한 사유(for cause)'가 있을 때만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올해 1월 공개변론에서도 트럼프 행정부 논리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당시 정부 측이 "대통령은 법원의 심사 없이도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 논리는 연준의 독립성을 약화시키는 수준을 넘어 사실상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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