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 고택에 화장실 개설...국가민속문화유산 생활기준 개정
[파이낸셜뉴스] 고택에서도 현대식 화장실과 욕실 설치가 한층 수월해진다. 국가유산청이 국가민속문화유산 생활기본시설 설치기준을 개정해 물 사용 공간의 증축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국가유산청은 '국가민속문화유산 생활기본시설 설치기준'을 개정·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고택 거주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전통가옥의 지속 가능한 보존·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지난해 기준 국가지정문화유산 민속마을은 고성 왕곡마을, 경주 양동마을, 성주 한개마을, 아산 외암마을, 안동 하회마을, 영주 무섬마을, 제주 성읍마을, 영덕 괴시마을 등 총 8곳이다.
생활기본시설은 부엌, 화장실, 욕실, 냉난방 시설(창호 포함) 등을 의미한다. 설치기준은 2011년부터 운영됐으나 일부 고택의 경우 현행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해 사람이 살기 어려워지고, 빈집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국가민속문화유산 고택은 단순한 건축유산을 넘어 오늘날에도 사용되는 '살아있는 생활유산'인 만큼, 전통 생활문화가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기존에는 건물 내부나 처마선 안쪽에만 설치할 수 있었던 물 사용 공간을 본채와 연결된 별도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단, 증축 후에도 원상회복이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되며, 증축 규모는 최대 2칸(약 8㎡) 범위다.
물 사용 공간의 다양한 설치 유형도 허용된다. 기존 내부 공간의 용도를 변경하는 실내형, 처마 아래 공간을 확장하는 연접형, 별동을 짓고 연결 통로를 설치하는 별동형 등이다. 외관 디자인도 전통식, 절충식, 현대식 등 개별 고택의 입지와 특성, 역사문화환경을 고려해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고택의 고유한 가치와 역사경관을 유지하면서도 거주자의 기본 생활권을 보장하고 전통가옥의 지속적인 활용을 위해 설치기준 개정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올 하반기 '안동 진성이씨 종택' 등 3곳에서 생활기본시설 설치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고택의 생활기본시설 정비가 필요한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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