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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평등 독립성 살리며 인구감소 대응해야… 행정 연계 과제 제시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행정체제 진단 보고서 발간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조직 구조 비교 분석
제주, 성평등 업무 독립 운영 전국 유일
가족·아동·청년·인구 정책 분산에 연계 한계
성평등인구가족국 신설·단계적 개편 제안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전경.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최근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의 여성·성평등, 가족, 인구, 아동, 청소년, 청년 분야 행정조직을 비교 분석한 연구보고서 '제주특별자치도 인구감소 대응 분야 행정체제 진단과 개선 방향'을 발간했다. /사진=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공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전경.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최근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의 여성·성평등, 가족, 인구, 아동, 청소년, 청년 분야 행정조직을 비교 분석한 연구보고서 '제주특별자치도 인구감소 대응 분야 행정체제 진단과 개선 방향'을 발간했다. /사진=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지역 성평등 정책의 독립성은 살리되, 가족·아동·청년·인구 정책과의 행정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성평등 정책을 저출생 대응 수단으로만 좁히지 않으면서도,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적 행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30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 '제주특별자치도 인구감소 대응 분야 행정체제 진단과 개선 방향'을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인구감소 위기 대응 관점에서 제주지역 행정체제를 진단하고, 관련 정책 간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향을 찾기 위해 진행됐다. 분석 대상은 여성·성평등, 가족, 인구, 아동, 청소년, 청년 등 6개 분야다.

연구진은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행정조직 구조를 비교하고, 민선 8기 이후 다른 지역의 조직개편 사례를 함께 검토했다. 6개 영역이 얼마나 통합적으로 운영되는지를 기준으로 광역지자체 조직 유형을 고도통합형, 부분통합형, 분산형으로 나눠 제주 행정체계의 특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제주는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여성·성평등 업무를 가족, 아동, 청소년 등 관련 분야와 별도 부서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성평등여성정책관 독립 운영은 성평등 정책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해 왔다.

이 같은 구조는 성과도 냈다. 제주는 전국 지역성평등지수에서 6년 연속 상위 등급을 유지하는 등 성평등 정책 기반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축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행정 연계 측면에서는 한계도 확인됐다. 제주도의 관련 정책은 성평등여성정책관이 성평등 업무를, 복지가족국이 가족·아동·청소년 업무를, 기획조정실이 청년·인구 업무를 맡는 방식으로 3개 부서에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서 간 정보 공유와 사업 연계, 예산 조율 과정에서 구조적 비효율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구감소 문제는 저출생, 청년 유출, 돌봄, 일·생활 균형, 가족 정책, 지역 정주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특정 부서 하나의 사업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성평등·가족·청년·아동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정책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이번 연구가 행정조직의 연계성을 강조한 이유다.

보고서는 개선 방안으로 가칭 '성평등인구가족국' 신설 검토를 제안했다. 성평등, 가족, 인구, 아동, 청소년, 청년 분야의 유사 업무를 통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행정 기반을 마련해 저출생과 인구 유출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다만 통합이 곧바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다른 지역 사례에서처럼 조직 통합 과정에서 성평등·여성 정책이 저출생 대응 수단으로 협소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성평등 정책의 독립적 역할과 기능 범위를 분명히 설정하는 것이 조직개편 모델 설계의 핵심 원칙이 돼야 한다고 봤다.

연구원은 급격한 조직개편보다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관련 부서 간 협의체를 구성해 기능 연계를 강화하고, 정보 공유와 공동사업 추진, 예산 조율 체계를 먼저 점검한 뒤 연계 효과를 검증해 조직개편 방향을 정하는 방식이다.

강권오 연구위원은 "제주는 성평등 정책의 독립성이라는 장점과 정책 분산의 한계를 동시에 지닌다"며 "인구감소 대응 체계는 성평등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가족·청년·아동·인구 정책이 함께 작동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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