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산 AI 승부수'..소프트뱅크 연합에 9.5조 쏟아붓는다
올해만 3873억엔 투입…로봇·제조업 특화 '피지컬 AI' 육성
40여개 기업 참여한 '노에트라', 2028년 1조 파라미터 AI 개발 목표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국산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 향후 5년간 1조엔(약 9조5551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 생성형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처진 일본이 산업용 로봇과 제조 데이터 경쟁력을 앞세운 '피지컬 AI'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국산 AI 개발 지원 사업 대상자로 소프트뱅크와 NEC, 소니그룹, 혼다가 공동 설립한 AI 개발사인 노에트라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는 이 회사에 2026회계연도에만 3873억엔(약 3조7028억원)을 지원하고 2030년까지 총 지원 규모를 약 1조엔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에트라는 당초 '일본 AI 기반모델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으며 최근 사명을 변경했다. AI 스타트업을 비롯해 전자·금융·건설·제약 등 40개 이상의 일본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노에트라는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다. 목표는 로봇과 각종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피지컬 AI 구축이다. 생성형 AI가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피지컬 AI는 현실 공간에서 로봇과 설비를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일본 정부는 이 분야가 자국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영역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일본은 산업용 로봇과 제조설비, 정밀기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조 현장과 의료·헬스케어, 재난 대응, 원전 폐로 작업 등에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에트라는 우선 참여 기업들로부터 약 100명의 AI 엔지니어를 투입해 개발 조직을 꾸린다. 이어 오는 2028년까지 일본 최고 수준인 1조 파라미터 규모의 AI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개발된 AI 모델은 내년부터 일본 기업들에 순차적으로 개방된다. 기업들은 자사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켜 맞춤형 AI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미국 오픈AI나 중국 기업들이 개발한 해외 AI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은 "고령자 헬스케어와 재난 대응, 제조 현장,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현장 등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일본의 승부처"라며 "일본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피지컬 AI와 로봇 데이터 기반을 구축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최근 발표한 성장전략에서 AI와 반도체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향후 10년간 100조엔 이상의 공공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노에트라 지원은 일본이 AI 패권 경쟁에서 '피지컬 AI 강국'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첫 대형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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