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하반기 전략회의… 화두는 '고환율·기업금융·AX'
환율 1600원대 시나리오 가동
비은행 강화로 수익구조 유지
가계대출 규제 속 기업금융 총력
한은 금리 인상 기조가 변수
주요 금융지주가 하반기 실적 극대화를 위한 전략 점검에 들어간다.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과 인공지능(AI)에서 촉발된 새로운 보안 위협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오는 3~4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KB금융지주는 10~11일, 우리금융지주는 16일로 예정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주재 경영전략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는 하나금융은 별도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번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의 공통적인 화두는 '고환율 대응'이다. 올해 2·4분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평균 1500원대에 진입하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그룹들의 경영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특히 은행권의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보통주자본(CET1)비율의 분모에 해당하는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한다.
A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말 수립한 경영전략에 환율 1600원대를 고려한 시나리오를 포함했다"면서 "한동안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견조한 수익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비은행부문의 수익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말 국내은행의 CET1 비율은 13.41%로 지난해 말보다 0.09%p 하락했다.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신용위험과 환율 상승에 따른 자본 부담이 맞물리면서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건전성 지표가 당국의 규제비율을 상회하고 있지만 생산적 금융 강화와 고환율이 겹치면서 실적 우려가 커진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영도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 강화로 기업 여신에서 은행간 경쟁이 심화되고, 수신도 증권사 및 제2 금융권과의 경쟁 심화로 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등 은행의 수익 구조는 구조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생산적 금융 확대 역시 논의 대상이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인상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 생산적 금융 목표액 달성을 위한 '액션 플랜'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기업금융 실적이 곧 은행의 실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B금융지주 관계자는 "고환율에 생산적 금융 확대가 일부 RWA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은 있다. 고환율이 지속되고, 일부 수입기업에서 연체율이 튀는 것도 보이지만 생산적 금융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건전성 지표에 유의하면서도 당장의 대출 회수 등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앤트로픽의 AI 모델 '미토스'를 포함해 다양한 보안 위협이 가시화되면서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금융위가 보안목적 AI를 활용한 취약점 점검을 위한 망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지주 차원의 대응에 속도가 붙은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망분리 규제 완화, 새로운 보안 체계 마련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내부통제와 책무구조도를 손 보는 등 지주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AX를 선점하는 금융사가 가까운 미래에 선두로 나갈 수 있다는 고민으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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