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지하에 '다층 입체도시' 지하철 중심 복합시설 들어선다
市, 도시개발 100년 비전 공개
국내외 기업 불러 투자 유치도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부 튀 띠엔 통신원】 "하노이는 '말한 것은 끝까지 해낸다'는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의 지도 정신 아래 100년 비전을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실현해 민족 도약의 시대를 선도하겠습니다."
부 다이 탕 하노이시 인민위원장(시장)은 지난 29일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하노이시 100년 비전 마스터플랜 발표 및 투자유치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베트남 권력 서열 4위인 쩐 타인 먼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부부처 장관, 주요 성·시 지도자, 국내외 기업인과 투자자 등 1200여 명이 참석했다.
하노이시는 이날 홍강을 중심축으로 도시 공간 구조를 전면 재편하고 향후 20년간 도심 주민 86만명을 단계적으로 외곽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2065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9만5000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10대 행복도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함께 성장하는 '메가시티' 구상
하노이시는 이를 위해 단일 도심 중심 개발에서 벗어나 주변 지역과 기능을 분담하는 광역 도시권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탕 위원장은 "이번 계획은 하노이의 새로운 성장 공간을 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양적 팽창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과 첨단 혁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하노이 주변 지역도 역할을 분담한다. 타이응우옌성은 의료·교육 거점, 박닌성은 산업·물류 벨트, 흥옌성은 생태 주거도시, 닌빈성과 빈푹성은 광역 산업 및 첨단 제조 거점으로 육성해 하노이의 인구와 산업을 분산할 계획이다.
도시 내부에서는 총 1만1000ha 규모의 홍강 수변축을 생태·문화·관광 중심지로 개발한다. 그동안은 홍수를 피해 강을 등지고 발전해왔지만 이제 기존 도시 구조를 홍강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9개 성장축을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외곽 개발도 본격 추진한다.
국토 이용 방식도 바뀐다. 지하 공간을 깊이별로 상업시설, 철도·방재시설, 대규모 저수시설 등으로 나눠 활용하는 '다층 입체 도시' 개념을 도입하고, 2065년까지 도심 지하 개발 비율을 40%까지 확대한다. 지상에는 도심항공교통(eVTOL)과 드론 물류 시스템을 연계할 계획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광역철도를 포함한 총연장 1200㎞ 규모의 18개 도시철도 노선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2026~2035년에는 약 500㎞를 우선 건설하고, 역세권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지향형개발(TOD)을 본격 추진한다. 도심 과밀 해소를 위해 주요 대학은 화락과 춘마이 등 외곽 대학도시로 이전하고, 기존 부지는 공원과 녹지, 공립학교 등 시민을 위한 공공시설로 재조성할 계획이다.
하노이시는 "100년 마스터플랜은 천년 수도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미래형 스마트 생태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수도법·지방채… 사업 속도
현지에서는 이번 계획이 과거와 일반적인 플랜과 달리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시행되는 개정 수도법으로 하노이시가 토지 수용과 투자 유치, 재정 운용 등에서 대폭 확대된 권한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노이시는 자체 재정 조달과 토지 수용이 가능한 재정 특례,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투자 인센티브 설계 권한, TOD 구역 내 초고층 복합개발 인허가 권한 등을 확보하게 된다.
현지 관계자는 "하노이시는 강화된 특별 권한을 바탕으로 홍강 중심 도시 재편과 도심 주민 86만 명 이전, 도시철도망 구축 등 '하노이 대개조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하노이시는 도시 철도 등 100년 계획 관련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대 200조동(약 11조780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에 나서며 재정 확보에 나선다. 하노이시 재정국은 이번 행사에서 농업은행, 비엣콤뱅크 등 현지 5대 주요 은행과 국책 사업 재원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녹색 채권, 도시 채권 등 다양한 형태의 채권을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이번에 확보되는 재정은 총연장 1200km에 달하는 광역 도시 철도망 구축 등 수도권 핵심 개발 사업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하노이 현지 기업 관계자는 "또 럼 2기 체제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실행력"이라며 "수도법이 발효된 만큼 이번 계획이 선언에 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철도와 스마트시티, TOD 개발 등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가 많은 만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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