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재임 기간, 韓축구는 日에 완전히 밀렸다"...BBC가 던진 '돌직구'
[파이낸셜뉴스] 영국 공영방송 BBC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한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강도 높게 진단했다. 매체는 이번 탈락이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대한축구협회의 불투명한 행정과 구조적 모순이 곪아 터진 결과라고 짚었다.
BBC는 29일(현지시간) '월드컵 탈락으로 위기에 처한 한국 축구(World Cup exit leaves South Korean football in crisis)'라는 제목의 심층 기사를 통해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 후폭풍과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을 집중 조명했다.
BBC는 홍명보 전 감독이 탈락 확정 직후 "진심으로 매우 죄송하다"며 사퇴한 사실을 전하며, 한국 내 들끓는 분노를 상세히 타전했다.
매체는 한국이 체코전 승리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패하며 탈락한 과정을 되짚었다. 특히 16강(32강 토너먼트)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남아공전에서 핵심 선수인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한 홍 감독의 결정을 두고, 이영표 해설위원이 "21세기 한국 축구 최악의 경기"라고 비판한 점을 언급했다.
당시 경기력에 대해 현지 취재진이 "선수단에 식중독이라도 발생한 것이냐"고 물었을 정도로 처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BC는 "이번 반응은 멕시코에서 보낸 실망스러운 2주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오래전부터 쌓여온 구조적 문제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성 전 선수의 "우리가 왜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돌아봐야 하는 상황 자체가 참담하다"는 발언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BBC는 이번 사태의 화살이 선수단이 아닌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시스템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이번 조기 탈락을 "조직과 인사의 실패"로 규정하며 "지휘관을 고르는 데 능력보다 편애와 연고주의가 앞서면 그 결과는 예측 가능하다"고 강력히 비판한 소식을 전했다.
실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024년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해 공정성 논란을 자초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정 회장의 직무 정지를 권고했음에도 법원의 가처분 신청을 통해 4선 연임에 성공했던 과거 행적도 외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정 회장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5월 "이번 월드컵 이후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특히 BBC는 과거 아시아 축구를 선도했던 한국이 이제는 숙적인 일본에 완전히 역전당했다는 냉정한 진단을 내놓았다. 1983년 아시아 최초로 프로리그(K리그)를 출범 시각까지만 해도 일본이 한국을 추격하는 형국이었으나, 현재는 완벽히 뒤바뀌었다는 분석이다.
BBC는 "일본은 모두가 함께 움직이는 100년 비전을 갖고 시스템을 키워왔지만, 한국은 축구를 모르는 한 사람의 변덕 아래 감독만 계속 바뀐다"는 현지 팬의 날 선 목소리를 인용하며 한국 축구의 장기적 비전 부재를 꼬집었다.
이어 "일본 모델을 따르는 것이 한국 팬들에게는 정서적으로 불편할 수 있다"면서도, "사령탑이 사퇴하고 협회장도 퇴진을 예고한 지금이야말로 월드컵 탈락의 충격을 한국 축구 체질 개선의 전환점으로 삼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제언하며 글을 맺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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