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반기 101% 수직 상승, 8400선 돌파… 1999년 '닷컴버블' 넘었다
[파이낸셜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치솟으며 역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닷컴버블' 당시의 상승세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 말 4214.17에서 지난달 30일 8476.48로 마감해 상반기에만 101.14% 상승했다. 기존 상반기 역대 최고 상승률이었던 1999년의 56.99%를 크게 앞지른 기록이다.
코스피는 지난 1월 5000선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달 18일에는 장중 9385.59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같은 기록적인 상승세는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에 따른 반도체 대형주의 독주가 견인했다. 상반기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78.57%, 307.07% 급등했다.
두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3841조3183억원으로 급증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6929조5408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반도체 원맨쇼' 장세를 연출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99조1739억원, 기관이 35조452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상반기 동안 149조463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흐름에 힘입어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반도체 가격 상승세와 AI 밸류체인의 견고함을 바탕으로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을 1만2600포인트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급등 장세의 이면에 자리한 높은 변동성과 과도한 레버리지(차입) 투자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내 마진론 잔액이 사상 최대인 1조4000억달러(약 2170조원)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증시 전반의 '빚투' 과열을 지적하며, 그 대표적인 취약 사례로 반도체 레버리지 투자가 집중된 한국 증시를 꼽았다.
고수익을 노린 파생상품 매매가 기초자산의 가격을 뒤흔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Wag the dog)' 현상이 심화될 경우, 하반기 국내 증시가 뜻밖의 충격을 맞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장중 8200선에서 8600선까지 등락을 반복하다 전 거래일 대비 0.97% 오른 8476.48에 거래를 마쳤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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